36장: 회절
Diffraction
지난 장과 이번 장
35장에서 우리는 두 개의 좁은 슬릿을 지난 빛이 만드는 간섭(interference) 무늬를 배웠다. 그때 슬릿은 "무한히 좁다"고 가정했다.
이번 장에서는 그 가정을 걷어낸다.
- 슬릿의 폭 이 유한하면, 하나의 슬릿만으로도 무늬가 생긴다 → 회절(diffraction)
- 회절은 빛이 좁은 틈이나 모서리를 지날 때 퍼지면서 스스로 간섭 하는 현상이다
- 렌즈·망원경·눈의 분해능 , 분광기의 회절 격자 , 결정 구조를 밝히는 X선 회절 까지 — 모두 이번 장의 물리다
일상 속의 회절: CD의 무지개
CD 표면의 미세한 트랙(간격 약 1.6 μm)이 회절 격자(diffraction grating) 역할을 해서 백색광을 색깔별로 갈라놓는다. 이번 장이 끝나면 이 무지개색의 각도를 직접 계산할 수 있다.
이번 장의 핵심 결론
- 단일슬릿의 어두운 무늬 : 폭 a인 슬릿, 파장 λ일 때 asinθ=mλ,m=1,2,3,…
- 원형 개구의 분해능 (레일리 기준) : 지름 d인 구멍(렌즈)의 한계각 θR=1.22dλ
- 회절 격자의 밝은 선 과 브래그 법칙 dsinθ=mλ,2dsinθ=mλ
36.1 단일슬릿 회절
회절이란 무엇인가
파동이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틈(aperture) 이나 모서리(edge) 를 만나면, 직진하지 않고 퍼져 나가면서 간섭 한다. 이것이 회절(diffraction) 이다.
- 기하광학이라면: 슬릿 모양 그대로의 밝은 띠가 스크린에 생겨야 한다
- 실제로는: 넓고 밝은 중앙 극대 + 양옆의 약한 곁 극대(side maxima) + 그 사이의 극소(어두운 무늬) 가 생긴다
기하광학은 근사일 뿐이고, 빛의 파동성 이 드러나는 대표적 현상이다.
하위헌스 원리로 보는 회절
하위헌스 원리(Huygens' principle) : 파면 위의 모든 점은 새로운 구면 잔파(wavelet) 의 파원이 되고, 다음 순간의 파면은 이 잔파들의 포락면이다.
슬릿을 지나는 순간 슬릿 안의 각 점이 파원이 되어, 빛은 기하학적 그림자 영역까지 퍼진다. 퍼진 잔파들이 서로 간섭하여 밝고 어두운 무늬를 만든다.
일상에서 만나는 회절
- 소리의 회절 : 문이 조금만 열려 있어도 방 안의 소리가 들린다 — 소리의 파장(수십 cm~수 m)이 문틈과 비슷해서 크게 퍼진다
- 손가락 틈 : 두 손가락을 거의 붙이고 밝은 빛을 보면 틈 사이에 어두운 줄무늬가 보인다
- 비문증(floaters) : 밝은 하늘을 볼 때 떠다니는 실오라기 — 눈 속 유리체의 작은 부유물이 만드는 회절 무늬가 망막에 맺힌 것
- 가로등 주변의 빛 번짐 고리 : 각막·수정체 속 미세 구조가 만드는 회절
빛의 파장은 약 0.5 μm로 매우 짧아서, 회절이 잘 보이려면 틈도 그만큼 좁아야 한다.
역사: 프레넬 밝은 점
19세기 초까지도 뉴턴의 입자설이 우세했다. 1819년 프랑스 과학원 공모전에서 프레넬(Fresnel) 이 빛의 파동설로 회절을 설명하자, 입자설 지지자 푸아송(Poisson) 이 반박했다.
"파동설이 맞다면, 둥근 원판의 그림자 한가운데 에 밝은 점이 생겨야 한다. 이는 말도 안 된다!"
실험을 해 보니 — 그 밝은 점이 실제로 있었다. 이것이 프레넬 밝은 점(Fresnel bright spot) 이다. 원판 가장자리를 돌아온 잔파들이 중심축 위에서는 모두 같은 거리를 지나 보강 간섭 하기 때문이다. 파동설의 결정적 승리였다.
단일슬릿 실험의 기하
폭 a인 긴 슬릿에 파장 λ인 평면파를 비추고, 멀리 떨어진 스크린(D≫a)에 생기는 무늬를 본다.
- 스크린 위의 점은 중앙축에서 잰 각도 θ 로 표시한다
- 슬릿 안의 서로 다른 점에서 출발한 잔파들이 그 점에서 간섭한다
- D≫a이므로 한 점으로 가는 광선들은 평행 하다고 근사할 수 있다
중앙은 왜 밝은가
중앙점 P0(θ=0)를 보자.
- 슬릿 안 모든 점 에서 P0까지의 거리가 (거의) 같다
- 잔파들이 모두 같은 위상 으로 도착한다 → 완전 보강 간섭
- 따라서 중앙에는 항상 밝고 넓은 중앙 극대(central maximum) 가 생긴다
문제는 어두운 무늬(극소)의 위치다. 여기서 교재는 영리한 전략을 쓴다: 슬릿을 같은 폭의 구역(zone)으로 나누어 잔파를 쌍으로 짝지어 상쇄 조건을 찾는다.
첫 극소: 슬릿을 반으로 나눈다
슬릿을 폭 a/2인 두 구역 으로 나누고, 윗구역 꼭대기에서 나온 광선 r1과 아랫구역 꼭대기(슬릿 중앙)에서 나온 광선 r2를 생각한다.
두 광선은 슬릿에서 같은 위상으로 출발하지만, P1까지 가는 경로차(path length difference) 는 그림의 직각삼각형에서
ΔL=2asinθ
첫 극소의 조건
두 잔파가 P1에서 상쇄되려면 경로차가 반파장이어야 한다:
2asinθ=2λ
핵심은 이 논리가 r1, r2만이 아니라 두 구역의 대응점 모든 쌍 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윗구역의 어떤 점이든, 그보다 a/2 아래의 점과 짝을 이루어 정확히 λ/2의 경로차로 상쇄된다.
슬릿 전체의 빛이 쌍쌍이 소멸하므로 P1은 완전히 어둡다:
asinθ=λ(첫 극소)
슬릿을 좁히면 무늬는 넓어진다
첫 극소 조건 sinθ1=λ/a에서 바로 읽을 수 있다:
- 슬릿을 좁힐수록 (a↓) → θ1이 커진다 → 빛이 더 넓게 퍼진다
- 파장을 늘릴수록 (λ↑) → 같은 효과
- a=λ가 되면 sinθ1=1, 즉 θ1=90° → 중앙 극대가 스크린 전체를 덮는다
"좁은 틈일수록 더 퍼진다"는 직관과 반대처럼 느껴지지만, 이것이 파동의 본성이다. 35장에서 이중슬릿을 "점광원"으로 취급할 수 있었던 것도 a≪λ 조건 덕분이다.
둘째 극소: 슬릿을 넷으로 나눈다
같은 전략으로 슬릿을 폭 a/4인 네 구역 으로 나눈다. 이웃한 구역의 대응점 쌍의 경로차가 λ/2이면 네 구역의 빛이 쌍쌍이 상쇄된다:
4asinθ=2λ⇒asinθ=2λ(둘째 극소)
일반적으로 슬릿을 2m개의 구역으로 나누면 m번째 극소를 얻는다:
asinθ=mλ,m=1,2,3,…(극소 — 어두운 무늬)
암기법 : 슬릿의 맨 위와 맨 아래 광선의 경로차가 asinθ인데, 이것이 파장의 정수배 일 때 어둡다.
주의: 경로차가 λ인데 왜 어두운가
"맨 위와 맨 아래 광선의 경로차가 정확히 λ이면 두 광선은 같은 위상 아닌가? 그런데 왜 밝지 않고 어둡지?"
- 무늬는 두 광선 이 아니라 슬릿 전체의 무수히 많은 잔파 가 만든다
- 경로차가 asinθ=λ일 때, 슬릿의 모든 잔파는 자신과 정확히 λ/2 어긋난 짝을 하나씩 갖는다
- 모든 잔파가 짝과 함께 소멸하므로 알짜 진폭은 0이다
밝은 곁 극대는 이웃한 극소들의 대략 중간에 있다 (정확한 위치는 36.2에서).
예제 1: 백색광 단일슬릿
폭 a인 슬릿에 백색광을 비추었더니, 파장 λ=650 nm인 빨간빛의 첫 극소가 θ=15°에 생겼다.
(a) 슬릿 폭 a는?
첫 극소 조건 asinθ=mλ에 m=1을 대입:
a=sinθmλ=sin15°(1)(650 nm)=0.2588650 nm≈2511 nm≈2.5 μm
빛이 ±15°나 퍼지려면 슬릿이 파장의 겨우 4배 정도로 좁아야 한다. 머리카락 굵기(약 100 μm)의 1/40이다.
예제 1 (계속)
(b) 같은 15° 방향에 첫 곁 극대가 오는 빛의 파장 λ′는?
곁 극대는 극소들의 대략 중간에 있으므로, m=1과 m=2 사이인 m≈1.5로 근사한다:
asinθ=1.5λ′⇒λ′=1.5asin15°=1.5(2511 nm)(0.2588)≈433 nm
약 430 nm의 보라색 빛이다. 즉 같은 각도에서 빨간빛은 어둡고 보랏빛은 밝다 — 백색광 회절 무늬에 색이 지는 이유다.
36.2 단일슬릿 회절의 세기
목표: 세기 I(θ)의 완전한 공식
36.1에서는 극소의 위치 만 구했다. 이제 임의의 각 θ에서 세기(intensity) 를 구한다.
전략: 슬릿을 폭 Δx인 N개의 미소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을 잔파의 점파원으로 취급하여 위상자(phasor) 로 합성한다.
이웃한 구역에서 나온 잔파 사이의 경로차는 Δxsinθ이므로, 위상차는
Δϕ=(λ2π)(Δxsinθ)
θ=0이면 Δϕ=0, θ가 커질수록 위상차가 커진다.
위상자로 본 네 지점
N개의 위상자를 머리-꼬리로 이어 붙인 합성 벡터의 길이가 전기장 진폭 E다.
- (a) θ=0: 모두 같은 위상, 일직선 → E=Em (중앙 극대)
- (b) 작은 θ: 사슬이 호를 그리며 진폭 감소
- (c) 전체 위상차 ϕ=2π: 사슬이 한 바퀴 닫힌다 → E=0 (첫 극소)
- (d) ϕ=3π: 1.5바퀴 감긴 코일 → 작은 E (첫 곁 극대)
세기 공식
결과를 먼저 쓰면:
I(θ)=Im(αsinα)2,α=21ϕ=λπasinθ
- Im: 중앙(θ=0)의 최대 세기
- ϕ: 슬릿 맨 위와 맨 아래 잔파 사이의 전체 위상차
- α는 각 θ와 세기를 잇는 편리한 매개변수일 뿐이다
이제 이 공식을 위상자 호의 기하로 유도하자.
유도 1: 위상자 사슬을 호로 보낸다
N→∞로 보내면 위상자 사슬은 반지름 R인 원호가 된다.
- 호의 길이 는 위상자 길이의 총합, 즉 중앙 극대의 진폭 Em (곧게 펴면 θ=0의 배열)
- 현(chord)의 길이 가 실제 진폭 E
- 호가 중심에 대해 벌어진 각이 바로 전체 위상차 ϕ
유도 2: 호의 기하에서 공식까지
중심에서 현에 수선을 내리면 두 개의 합동 직각삼각형이 생기고,
sin2ϕ=RE/2⇒E=2Rsin2ϕ
호의 길이가 Em이고 중심각이 ϕ(라디안)이므로 Em=Rϕ, 즉 R=Em/ϕ. 대입하면:
E=ϕ2Emsin2ϕ=Emϕ/2sin(ϕ/2)
세기는 진폭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α≡ϕ/2):
ImI(θ)=(EmE)2=(αsinα)2
유도 3: α와 θ의 관계
ϕ는 슬릿 맨 위와 맨 아래 잔파 사이의 위상차이므로, 경로차 asinθ에 대응한다:
ϕ=λ2π(asinθ)⇒α=2ϕ=λπasinθ
극소 위치 확인 : sinα=0이면서 α=0인 곳, 즉
α=mπ⇒λπasinθ=mπ⇒asinθ=mλ
36.1에서 구역 나누기로 얻은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세기 분포: 슬릿 폭의 효과
a/λ가 클수록(넓은 슬릿) 중앙 극대가 좁아진다. a≫λ이면 회절이 거의 사라지고 기하광학의 직진 그림으로 돌아간다.
곁 극대는 얼마나 밝은가
곁 극대는 대략 α=(m+21)π에 있다 (m=1,2,…). 이때 sinα=±1이므로:
ImI≈[(m+21)π]21
| 곁 극대 | α | I/Im |
|---|---|---|
| 첫째 (m=1) | 1.5π | 약 4.5% |
| 둘째 (m=2) | 2.5π | 약 1.6% |
| 셋째 (m=3) | 3.5π | 약 0.83% |
곁 극대는 급격히 어두워진다. 회절 무늬 사진에서 곁 극대를 보이게 하려면 중앙을 과다 노출시켜야 할 정도다.
단일슬릿 회절 — 슬릿 폭 $a$와 파장 $\lambda$에 따른 세기 분포, 이중슬릿 모드
36.3 원형 개구 회절
에어리 무늬
빛이 지름 d인 원형 개구(circular aperture) — 동그란 구멍, 렌즈, 눈동자 — 를 지나면, 점이 아니라 밝은 원반 + 동심원 고리 의 회절 무늬가 생긴다. 이를 에어리 무늬(Airy pattern) 라 한다.
복잡한 해석(베셀 함수)의 결과, 첫 극소는
sinθ=1.22dλ(원형 개구의 첫 극소)
슬릿의 sinθ=λ/a와 비교하면, 원형이라는 기하 때문에 1.22 라는 인자가 붙는다.
렌즈의 상도 회절 무늬다
렌즈, 망원경, 카메라, 사람의 눈 — 모두 빛이 유한한 지름의 원형 개구 를 통과한다.
- 점광원(별)의 상은 이상적인 점이 아니라 에어리 원반 이다
- 두 점광원이 가까우면 두 에어리 원반이 겹쳐서 구분할 수 없게 된다
- 즉 회절이 모든 광학기기의 분해능(resolvability) 에 근본적인 한계를 준다
아무리 완벽하게 만든 렌즈라도 이 한계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두 점광원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 각분리 는 얼마인가?
레일리 기준
레일리 기준(Rayleigh's criterion) : 한 상의 중앙 극대 가 다른 상의 첫 극소 위에 올 때, 두 상은 겨우 분해된다.
첫 극소각이 sinθ=1.22λ/d이고 각이 작으므로 sinθR≈θR:
θR=1.22dλ(레일리 기준, 라디안)
분해능을 높이려면
두 점광원의 각분리 θ가 θR보다 크면 분해되고, 작으면 하나로 뭉개진다.
θR=1.22dλ
- 개구를 키운다 (d↑): 천체 망원경의 거울을 크게 만드는 이유
- 파장을 줄인다 (λ↓): 현미경에서 자외선·전자빔(전자현미경)을 쓰는 이유
사람 눈의 실제 분해능은 여러 요인(망막 세포 간격, 수차 등)으로 이보다 나쁘지만, 계산에서는 레일리 기준을 한계로 쓴다.
예제 2: 렌즈의 분해능
지름 d=32.0 mm, 초점거리 f=24.0 cm인 수렴렌즈가 멀리 있는 두 점광원의 상을 초점면에 맺는다. λ=550 nm.
(a) 레일리 기준을 만족하는 최소 각분리는?
θR=1.22dλ=1.22×32×10−3 m550×10−9 m=2.1×10−5 rad
(b) 이때 초점면에서 두 상의 중심 사이 거리는?
작은 각 근사에서 상의 간격은 Δx=fθR:
Δx=(0.24 m)(2.1×10−5 rad)≈5.0 μm
실생활: 눈의 분해능
밤길에 마주 오는 자동차의 두 헤드라이트(간격 약 1.4 m)는 얼마나 멀리서부터 두 개로 보일까? 동공 지름 d=5.0 mm, λ=550 nm로 잡으면:
θR=1.22×5.0×10−3550×10−9≈1.3×10−4 rad
각분리 θ=(1.4 m)/L이 θR과 같아지는 거리:
L=1.3×10−41.4≈1.0×104 m≈10 km
10 km보다 멀면 헤드라이트 두 개가 한 점 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대기 요동과 눈의 한계로 이보다 가까워야 분해된다.)
실생활: 픽셀이 안 보이는 이유
스마트폰 화면(픽셀 간격 약 0.05 mm)을 눈(θR≈1.3×10−4 rad)으로 보면, 픽셀이 구분되는 한계 거리는
L=θRD=1.3×10−45×10−5≈0.4 m
40 cm보다 멀리서 보면 픽셀들이 뭉개져 연속된 색 으로 보인다. 점묘법(pointillism) 그림이 멀리서 보면 색이 섞여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 화가가 관객의 회절 한계를 이용하는 셈이다.
36.4 이중슬릿 회절
35장의 가정을 걷어내면
35장의 이중슬릿 간섭에서는 슬릿 폭 a≪λ를 가정했다. 그러면 각 슬릿의 중앙 극대가 스크린 전체를 덮어, 모든 간섭 무늬가 같은 밝기 로 나타난다.
실제 슬릿은 폭이 유한하다. 그러면:
- 두 슬릿의 간섭(interference) 이 밝은 무늬의 위치 를 정하고
- 각 슬릿의 회절(diffraction) 이 무늬들의 밝기 를 조절한다
간섭 무늬 위에 단일슬릿 회절 무늬가 포락선(envelope) 으로 씌워진다.
이중슬릿 회절의 세기 공식
폭 a인 두 슬릿의 중심 간격이 d일 때:
I(θ)=Im(cos2β)(αsinα)2
β=λπdsinθ,α=λπasinθ
- cos2β: 간격 d인 두 슬릿의 간섭 인자 (35장의 결과)
- (sinα/α)2: 폭 a인 단일슬릿의 회절 인자 (36.2의 결과)
두 효과의 곱 이다.
극한에서 확인하기
공식이 옳다면 익숙한 두 극한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 a→0 (무한히 좁은 슬릿): α→0이고 sinα/α→1 I=Imcos2β(순수한 이중슬릿 간섭)
- d→0 (두 슬릿이 합쳐짐): β→0이고 cos2β→1 I=Im(αsinα)2(폭 a인 단일슬릿 회절)
용어 정리 : 적은 수의 결맞은 점파원이 겹치면 간섭 , 한 파면 안의 연속적인 잔파들이 겹치면 회절 이라 부른다. 둘 다 같은 중첩 원리이고, 실제 무늬에는 보통 둘 다 들어 있다.
간섭 무늬에 씌워지는 회절 포락선
회절 극소(asinθ=λ)와 겹치는 간섭 무늬는 지워진다.
중앙 봉우리 속의 밝은 무늬 개수
- 간섭의 밝은 무늬: dsinθ=m2λ (m2=0,1,2,…)
- 회절의 첫 극소: asinθ=λ
두 식을 나누면, 중앙 회절 봉우리의 가장자리에 해당하는 간섭 차수는
m2=ad
즉 ∣m2∣<d/a인 간섭 무늬만 중앙 봉우리 안에 살아남는다. d/a 비가 무늬 개수를 결정한다 — d/a=4이면 m2=0,±1,±2,±3의 7개가 남고, m2=±4는 회절 극소와 정확히 겹쳐 소멸한다.
예제 3: 무늬 개수 세기
λ=405 nm, 슬릿 간격 d=19.44 μm, 슬릿 폭 a=4.050 μm.
(a) 중앙 회절 봉우리 안의 밝은 간섭 무늬는 몇 개인가?
m2=ad=4.050 μm19.44 μm=4.8
m2=4까지는 들어가고 m2=5는 못 들어간다. 따라서 중앙 무늬(m2=0) 하나와 양쪽에 4개씩:
1+2×4=9개
예제 3 (계속)
(b) 첫 곁 회절 봉우리 안에는 몇 개인가?
첫 곁 봉우리는 회절의 첫 극소와 둘째 극소 사이, 즉 asinθ=λ와 asinθ=2λ 사이다. 둘째 극소에 해당하는 간섭 차수는
m2=a2d=9.6
따라서 m2=5,6,7,8,9의 5개 가 들어간다. 다만 m2=5 무늬는 회절 첫 극소 바로 옆이라 거의 소멸 상태이므로, 실제로 또렷이 보이는 것은 4개 정도다.
36.5 회절 격자
슬릿을 아주 많이 만들면
회절 격자(diffraction grating) 는 슬릿(눈금, ruling)을 N개 — 보통 1 mm에 수천 개 — 새긴 소자다. 빛을 파장별로 갈라 분석하는 데 쓰는 가장 중요한 광학 도구 중 하나다.
이웃한 슬릿 사이 간격 d를 격자 간격(grating spacing) 이라 한다. 전체 폭 w에 N개의 눈금이 있으면 d=w/N이다.
밝은 선의 위치
멀리 있는 점 P로 가는 광선들은 평행하고, 이웃한 두 광선의 경로차는 dsinθ 다. 이것이 파장의 정수배일 때 모든 슬릿의 빛이 보강 간섭한다:
dsinθ=mλ,m=0,1,2,…(극대 — 밝은 선)
- m: 차수(order number) — 0차(중앙), 1차, 2차, …
- 같은 차수라도 파장이 길수록 θ가 크다 → 파장별로 갈라진다
- θ=sin−1(mλ/d)를 측정하면 미지의 파장 λ를 알아낼 수 있다
이중슬릿과 위치 공식은 같지만, 무늬의 모양 이 완전히 다르다: 넓은 줄무늬 대신 아주 가늘고 예리한 선(line) 이 생긴다.
선의 반폭: 왜 가늘어지는가
중앙선(θ=0)의 반폭(half-width) Δθhw: 선 중심에서 바로 옆 극소까지의 각이다.
N개 슬릿 전체를 하나의 "폭 Nd인 슬릿"으로 보면, 단일슬릿의 첫 극소 논리(맨 위-맨 아래 경로차 = λ)를 그대로 쓸 수 있다:
NdsinΔθhw=λ
Δθhw가 작으므로 sinΔθhw≈Δθhw:
Δθhw=Ndλ(중앙선),Δθhw=Ndcosθλ(θ에 있는 선)
N이 클수록 선이 가늘어진다. N∼104이면 선폭은 이중슬릿(N=2) 무늬보다 수천 배 가늘다.
N이 커질수록 선은 예리해진다
극대의 위치 는 d가 정하고(dsinθ=mλ), 선의 예리함 은 N이 정한다.
격자 분광기
격자 분광기(grating spectroscope) : 광원 → 슬릿·시준기(collimator)로 평면파를 만들고 → 격자에 수직 입사 → 망원경을 각 θ로 돌려 가며 선을 관측한다.
- 수소 방전등: 가시광 영역에 4개의 파장만 방출 — 눈으로는 그냥 희끗한 빛이지만, 분광기로는 각 차수마다 4개의 방출선(emission line) 으로 분리된다
- m=0: 모든 파장이 겹쳐 흰 선, m≥1: 파장별로 갈라짐 (짧은 파장이 작은 각)
- sinθ=mλ/d>1이 되는 차수는 생기지 않는다 (불완전 차수)
별빛을 격자에 통과시키면 스펙트럼선으로 별의 조성·온도·속도까지 알 수 있다 — 천체물리의 기본 도구다.
실생활: CD와 DVD의 무지개
CD 표면에는 나선형 트랙이 d=1.6 μm 간격으로 새겨져 있다 — 반사형 회절 격자 다.
초록빛(λ=550 nm)의 1차 극대 각도:
sinθ=dmλ=1600 nm(1)(550 nm)=0.344⇒θ≈20°
- 빨강(700 nm)은 θ≈26°, 보라(400 nm)는 θ≈14.5° —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 DVD는 트랙 간격이 0.74 μm로 더 좁아서 색이 더 넓게 갈라진다
- 신용카드의 홀로그램 무늬(OVG)도 미세 격자들이 만드는 회절 상이다
36.6 격자의 분산과 분해능
분산: 선을 얼마나 벌려 놓는가
가까운 두 파장을 구별하려면, 우선 두 선이 각도로 많이 벌어져야 한다. 파장 차 Δλ인 두 선의 각분리가 Δθ일 때 분산(dispersion) 은
D=ΔλΔθ
유도 : dsinθ=mλ의 양변을 미분하면
dcosθdθ=mdλ⇒D=ΔλΔθ=dcosθm
분산을 키우려면: 격자 간격 d를 줄이고 , 높은 차수 m에서 관측한다. 눈금 수 N과는 무관 하다.
분해능: 선이 얼마나 가는가
벌어져 있어도 선이 뚱뚱하면 겹쳐 보인다. 겨우 구별되는 두 파장의 평균이 λavg, 차이가 Δλ일 때 분해능(resolving power) 은
R=Δλλavg
유도 : 레일리 기준에 따라, 두 선이 겨우 분해되려면 각분리 Δθ가 선의 반폭과 같아야 한다:
Δθ=Ndcosθλ
분산 관계 dcosθΔθ=mΔλ에 대입하면
Nλ=mΔλ⇒R=Δλλ=Nm
분산 vs 분해능
λ=589 nm, m=1에서 세 격자를 비교하면:
| 격자 | N | d (nm) | θ | D (°/μm) | R |
|---|---|---|---|---|---|
| A | 10 000 | 2540 | 13.4° | 23.2 | 10 000 |
| B | 20 000 | 2540 | 13.4° | 23.2 | 20 000 |
| C | 10 000 | 1360 | 25.5° | 46.3 | 10 000 |
- A와 B: d가 같아 분산 동일 — 하지만 B는 N이 2배라 선이 2배 가늘다 (분해능 2배)
- A와 C: N이 같아 분해능 동일 — 하지만 C는 d가 작아 선들을 2배 넓게 벌린다
분산은 "벌리기", 분해능은 "가늘게 만들기" — 서로 다른 능력이다.
예제 4: 나트륨 이중선
나트륨 램프의 노란빛에는 λ=589.00 nm와 589.59 nm의 두 방출선(나트륨 이중선)이 있다. 폭 w=25.4 mm에 눈금 N=1.26×104개인 격자로 관측한다.
(a) 589.00 nm 빛의 1차 극대는 몇 도에 생기는가?
격자 간격은
d=Nw=1.26×10425.4×10−3 m=2016 nm
θ=sin−1dmλ=sin−12016(1)(589.00)=sin−1(0.2922)≈17.0°
예제 4 (계속)
(b) 1차에서 두 선의 각분리는?
D=dcosθm=(2016 nm)(cos17.0°)1=5.19×10−4 rad/nm
Δθ=DΔλ=(5.19×10−4)(0.59 nm)=3.06×10−4 rad≈0.018°
(c) 이중선을 1차에서 분해하는 데 필요한 최소 눈금 수는?
N=mR=mΔλλavg=(1)(0.59 nm)589.30 nm≈999개
이 격자(N=12600)로는 여유 있게 분해된다.
36.7 X선 회절
X선에는 보통 격자가 소용없다
X선(x rays) 은 파장이 약 1 A˚=0.1 nm인 전자기파다 (가시광의 약 1/5000).
λ=0.1 nm를 d=3000 nm짜리 좋은 격자에 넣어 보면:
θ=sin−1dmλ=sin−130000.1=0.0019°
중앙 극대에 파묻혀 측정이 불가능하다. d≈λ인 격자가 필요한데, 원자 크기 간격의 눈금을 기계로 새길 수는 없다.
1912년 폰 라우에(von Laue) 의 통찰: 결정(crystal) 은 원자들이 약 0.1 nm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배열된, 자연이 만든 3차원 회절 격자 다.
결정면과 브래그 반사
NaCl 같은 결정에서는 단위 세포(unit cell) 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X선이 들어가면 모든 원자에서 산란되는데, 그 결과는 마치 원자들을 지나는 평행한 반사면(결정면, crystal planes) 들이 X선을 거울처럼 반사하는 것처럼 정리된다.
- 면 간격(interplanar spacing)을 d라 한다
- 각 θ는 광학 관례와 달리 면에서 잰다 (법선 기준이 아니다!)
브래그 법칙의 유도
이웃한 두 면에서 반사된 빛살 1과 2를 비교하자. 그림의 두 직각삼각형에서, 빛살 2가 더 가는 거리는 들어올 때 dsinθ, 나갈 때 dsinθ:
ΔL=2dsinθ
두 빛살이 반사 후에도 같은 위상이 되려면(보강 간섭)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여야 한다:
2dsinθ=mλ,m=1,2,3,…(브래그 법칙)
브래그(W. L. Bragg) 가 유도했고, 아버지와 함께 1915년 노벨상을 받았다 (당시 25세, 물리학상 역대 최연소).
X선 회절로 무엇을 하는가
2dsinθ=mλ
한 결정 안에도 방향에 따라 여러 가족의 결정면 이 있고, 각 가족은 자기만의 면 간격 d를 갖는다. 예컨대 정사각 격자(한 변 a0)의 한 기울어진 면 가족은 d=a0/20=0.2236a0이다.
- λ를 알면 → 극대 각도 θ에서 면 간격 d와 단위 세포 구조를 알아낸다 (결정학)
- d를 알면 → 미지의 X선 파장 λ을 측정한다 (X선 분광학)
DNA 이중나선(1953)도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X선 회절 사진에서 밝혀졌다. 오늘날 단백질 구조 결정의 표준 도구다.
Review & Summary
핵심 개념
- 회절 : 파동이 파장 크기의 틈·모서리를 만나 퍼지며 스스로 간섭하는 현상 — 좁은 슬릿일수록, 긴 파장일수록 크게 퍼진다
- 단일슬릿 : 구역 나누기(쌍쌍 상쇄)로 극소 위치, 위상자 호로 세기 공식을 얻는다
- 레일리 기준 : 회절이 모든 광학기기의 분해능을 제한한다 — 큰 개구, 짧은 파장이 유리
- 이중슬릿 회절 : 간섭 인자 × 회절 인자, d/a가 살아남는 무늬 수를 결정
- 회절 격자 : 위치는 d가, 선폭은 N이 결정 — 분산 D와 분해능 R은 다른 능력
- X선 회절 : 결정이 3차원 격자 — 브래그 법칙으로 원자 배열을 읽는다
핵심 공식
| 개념 | 공식 |
|---|---|
| 단일슬릿 극소 | asinθ=mλ(m=1,2,…) |
| 단일슬릿 세기 | I=Im(sinα/α)2,α=(πa/λ)sinθ |
| 원형 개구·레일리 | θR=1.22λ/d |
| 이중슬릿 회절 | I=Imcos2β(sinα/α)2,β=(πd/λ)sinθ |
| 격자 극대·반폭 | dsinθ=mλ,Δθhw=λ/(Ndcosθ) |
| 분산·분해능·브래그 | D=m/(dcosθ),R=Nm,2dsinθ=mλ |
기억할 것:
- 단일슬릿에서 mλ는 어두운 무늬, 격자에서 mλ는 밝은 선 — 헷갈리지 말 것
- 슬릿을 좁히면 무늬는 넓어진다 (sinθ1=λ/a)
- 분해능이 아쉬우면: 개구는 키우고, 파장은 줄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