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장: 자기장
Magnetic Fields
자석은 어디에나 있다
지금까지는 전하가 만드는 전기장(electric field) 을 공부했다. 이제 자기장(magnetic field) 의 차례다.
- 냉장고 문을 닫아 주는 고무 자석, 스마트폰의 스피커와 진동 모터
- 하드디스크의 데이터 기록, 지하철·KTX·전기차의 모터
- 병원의 MRI(자기공명영상) 장치
- 나침반 바늘을 돌리는 지구 자기장, 극지방의 오로라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자기장 B 가 있다. 이번 장의 출발 질문: 자기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정의하는가?
이번 장의 세 가지 핵심 결론
- 자기장은 움직이는 전하가 받는 힘 으로 정의된다 FB=qv×B
- 균일 자기장에 수직으로 입사한 하전입자는 원운동 을 한다 r=∣q∣Bmv,T=∣q∣B2πm
- 전류가 흐르는 도선은 힘을, 전류 고리는 토크 를 받는다 FB=iL×B,τ=μ×B
28.1 자기장과 B 의 정의
무엇이 자기장을 만드는가?
전기장 E 는 전하가 만든다. 그렇다면 자기장도 "자기 전하"가 만들까?
- 자기 홀극(magnetic monopole) — N극 또는 S극만 따로 있는 입자 — 은 일부 이론에서 예측되지만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
- 자기장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 움직이는 전하(전류) — 도선에 전류를 흘려 만드는 전자석(electromagnet) (29장)
- 전자 같은 기본 입자의 고유(intrinsic) 자기장 — 이것들이 합쳐진 것이 영구자석(permanent magnet) (32장)
이번 장에서는 자기장이 "무엇을 하는지", 즉 자기장 속 전하와 전류가 받는 힘을 다룬다.
자기장 B 를 어떻게 정의할까
전기장은 정지한 시험전하로 정의했다: E=FE/q. 자기 홀극이 없으므로 자기장은 움직이는 시험전하가 받는 힘 으로 정의한다.
어떤 점에 대전입자를 여러 방향, 여러 속력으로 쏘아 보내면:
- 특정한 한 축 방향으로 쏘면 힘이 0이다
- 다른 방향에서는 힘의 크기가 vsinϕ 에 비례한다 (ϕ: 그 축과 v 사이 각)
- 힘의 방향은 항상 v 에 수직이다
이 관찰은 정확히 벡터 외적(cross product) 의 구조다. 힘이 0이 되는 축의 방향을 B 의 방향으로 정의한다.
자기력의 정의식
실험 결과를 하나의 벡터식으로 요약하면:
FB=qv×B
힘의 크기는:
FB=∣q∣vBsinϕ
- q: 전하 (부호 포함), v: 입자의 속도
- ϕ: v 와 B 사이의 각
- 전기력 FE=qE 와 달리, 자기력은 움직이는 전하에만 작용한다
벡터 외적 복습
두 벡터의 외적 a×b 는 크기가 absinϕ 이고, a, b 둘 다에 수직인 벡터다. 성분으로 쓰면:
a×b=(aybz−azby)i^+(azbx−axbz)j^+(axby−aybx)k^
단위벡터끼리의 외적은 순환 규칙을 따른다:
i^×j^=k^,j^×k^=i^,k^×i^=j^
주의할 점:
- 순서를 바꾸면 부호가 바뀐다: b×a=−a×b
- 평행(ϕ=0∘)이거나 반평행(ϕ=180∘)이면 외적은 0
오른손 법칙
- 오른손 네 손가락으로 v 를 B 쪽으로 (작은 각을 통해) 감으면, 엄지가 v×B 방향
- q>0: 힘은 v×B 방향, q<0: 힘은 그 반대 방향
음전하의 부호를 잊는 것이 시험에서 가장 흔한 실수다!
3차원 방향 표기: ⊙ 과 ×
자기장 문제는 본질적으로 3차원이다. 지면(칠판)에 수직인 방향을 나타내는 표준 기호를 약속하자.
- ⊙ : 지면에서 나오는 방향 — 나에게 날아오는 화살의 화살촉
- × : 지면으로 들어가는 방향 — 멀어지는 화살의 화살 깃
이번 장 내내 이 표기를 사용한다.
자기력의 성질
FB=∣q∣vBsinϕ 에서 바로 읽어낼 수 있는 성질들:
- q=0 이거나 v=0 이면 힘은 0 — 정지한 전하는 자기력을 받지 않는다
- v∥B (ϕ=0∘ 또는 180∘)이면 힘은 0
- v⊥B (ϕ=90∘)일 때 힘이 최대: FB=∣q∣vB
- FB 는 항상 v 와 B 둘 다에 수직
특히 FB⊥v 이므로 자기력이 하는 일은 항상 0이다:
W=∫FB⋅ds=0⇒속력과 운동 에너지는 불변
자기력은 입자의 방향만 바꿀 수 있다.
자기장의 단위: 테슬라
FB=∣q∣vB 에서 B 의 SI 단위를 읽으면:
1 T=1C⋅m/sN=1A⋅mN=1C⋅skg
이를 테슬라(tesla, T) 라 한다. 비SI 단위로 가우스(gauss, G) 도 널리 쓰인다: 1 T=104 G.
| 상황 | 크기 |
|---|---|
| 중성자별 표면 | 108 T |
| 대형 전자석, 병원 MRI | 1.5∼3 T |
| 막대자석 근처 | 10−2 T |
| 지구 표면 | 10−4 T (= 1 G) |
| 성간 공간 | 10−10 T |
예제 ①: 양성자가 받는 자기력
크기 B=1.2 mT의 균일 자기장이 연직 위 방향으로 걸려 있는 방에, 운동 에너지 K=5.3 MeV인 양성자가 수평으로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들어온다. 양성자가 받는 자기력은? (mp=1.67×10−27 kg)
먼저 속력을 구한다. K=21mv2 이므로:
v=m2K=1.67×10−27 kg2(5.3×106)(1.602×10−19 J/eV)=3.2×107 m/s
v (수평)와 B (연직)는 수직이므로 ϕ=90∘:
FB=∣q∣vBsin90∘=(1.60×10−19)(3.2×107)(1.2×10−3)
FB≈6.1×10−15 N
예제 ① 계속: 방향과 가속도
힘의 방향: 동쪽을 +x, 북쪽을 +y, 연직 위를 +z로 잡으면 v=vj^, B=Bk^:
FB=qv×B=qvB(j^×k^)=qvBi^⇒동쪽
q>0 이므로 양성자는 동쪽으로 휘어진다. 힘은 아주 작아 보이지만 양성자의 질량도 작다:
a=mFB=1.67×10−276.1×10−15≈3.7×1012 m/s2
엄청난 가속도다! 단, 힘이 v 에 수직이므로 속력은 변하지 않고 방향만 계속 바뀐다.
자기력선
전기장처럼 자기장도 자기력선(magnetic field lines) 으로 표현한다. 접선 방향이 B 의 방향, 선의 밀도가 B 의 크기다.
- 자기력선은 시작도 끝도 없는 닫힌 고리 다 (전기력선은 +에서 시작해 −에서 끝나는 것과 대조적)
- 선이 나오는 쪽 끝이 N극(north pole), 들어가는 쪽 끝이 S극(south pole)
- 극 근처에서 선이 빽빽하다 → 자석은 양 끝에서 가장 강하다
자석의 두 극과 지구 자기장
자석은 항상 두 극을 가지므로 자기 쌍극자(magnetic dipole) 라 부른다. 잘라도 각 조각에 N·S극이 다시 생긴다.
다른 극끼리는 인력, 같은 극끼리는 척력
지구도 거대한 자석이다:
- 나침반의 N극이 북쪽을 가리킨다 → 지리적 북극 근처에 있는 것은 사실 지구 자기장의 S극 이다
- 관례상 그 지역을 지자기 북극(geomagnetic north pole) 이라 부른다
- 북반구에서 지구 자기력선은 지면을 향해 비스듬히 내리꽂힌다
28.2 교차하는 장: 전자의 발견
톰슨의 음극선 실험 (1897)
전기장 E 와 자기장 B 가 서로 수직으로 걸린 영역을 교차하는 장(crossed fields) 이라 한다. 케임브리지의 J. J. 톰슨은 이를 이용해 전자(electron) 를 발견했다.
- 진공관(옛날 브라운관 TV의 원형) 속에서 뜨거운 필라멘트가 입자를 방출
- 전위차로 가속된 입자 빔이 슬릿을 지나 교차하는 장 영역을 통과
- 전기력은 위로, 자기력은 아래로 — 두 힘이 반대 방향 이 되도록 배치
1단계: 전기장만 켰을 때의 편향
길이 L인 평행판 사이에서 전기장 E가 전하 q, 질량 m, 속력 v인 입자를 편향시킨다. 판을 빠져나오는 순간의 편향 y를 구하자.
수직 방향 가속도와 통과 시간은:
a=m∣q∣E,t=vL
등가속도 운동이므로:
y=21at2=21m∣q∣Ev2L2
y=2mv2∣q∣EL2
편향 y는 측정할 수 있지만, 이 식에는 미지수가 두 개(m/∣q∣ 와 v) 들어 있다. 식이 하나 더 필요하다.
2단계: 자기장을 켜서 힘을 상쇄
E 를 유지한 채 B 를 켜고, 빔이 다시 직진 할 때까지 세기를 조절한다. 전기력과 자기력이 정확히 상쇄된 상태다:
∣q∣E=∣q∣vBsin90∘=∣q∣vB
v=BE
- 전하량과 질량이 약분되어 사라진다 — 측정 가능한 E, B만으로 속력이 결정된다
- 이 원리는 특정 속력의 입자만 통과시키는 속도 선택기(velocity selector) 로도 쓰인다
- v>E/B 이면 자기력(∝v)이 우세, v<E/B 이면 전기력이 우세
3단계: 질량 대 전하 비 — 전자의 발견
v=E/B 를 편향 식 y=∣q∣EL2/2mv2 에 대입하면:
y=2m(E/B)2∣q∣EL2=2mE∣q∣B2L2
∣q∣m=2yEB2L2
우변은 전부 측정 가능한 양이다! 톰슨의 결론:
- 음극선은 음전하를 띤 입자 의 흐름이다
- 그 입자는 가장 가벼운 원자(수소)보다 1000배 이상 가볍다 (정확한 비는 1836.15배)
- 이것이 전자의 발견 이다 — 최초의 기본 입자
28.3 홀 효과
도선 속의 전자도 힘을 받을까?
진공 속 전자빔은 자기장에 휘어진다. 그렇다면 구리 도선 속을 흐르는 전도 전자 도 자기장의 힘을 받을까?
1879년, 존스 홉킨스 대학의 24세 대학원생 에드윈 홀(Edwin Hall) 이 답했다: 받는다!
홀 효과(Hall effect) 로 알 수 있는 것:
- 도체 속 전하 운반자(charge carrier) 의 부호 (+인가 −인가)
- 단위 부피당 운반자의 수 — 운반자 밀도(number density) n
전하가 한쪽에 쌓인다
폭 d인 구리 띠에 전류 i를 아래로 흘리고, 지면 안쪽(×)으로 자기장 B 를 건다. 전자들은 위쪽으로 표류한다(vd).
- 자기력 FB=−evd×B 가 전자를 오른쪽 으로 민다
- 오른쪽 가장자리에 전자가 쌓이고, 왼쪽에는 +전하가 남는다
- 이 전하 분리가 띠 내부에 전기장 E 를 만들고, 전자에 왼쪽 방향 전기력을 가한다
- 전기력이 자기력과 같아지는 순간 쌓임이 멈춘다 — 평형
홀 전위차와 운반자 밀도 유도
평형 조건에서 전자 하나에 작용하는 두 힘이 같다:
eE=evdB
폭 d 양단의 홀 전위차(Hall potential difference) 는 V=Ed 이고, 표류 속력은 26장에서 배운 대로 vd=J/(ne)=i/(neA) 이다. 두 식을 평형 조건에 대입하면:
edV=eneAiB⇒n=VeABid
단면적 A=ld (l: B 와 나란한 방향의 두께)를 넣으면 d가 약분된다:
n=VleBi
모두 측정 가능한 양들로 운반자 밀도가 결정된다.
홀 효과가 알려주는 것들
운반자의 부호: 어느 쪽 가장자리가 고전위인지 전압계로 재면 된다.
- 운반자가 전자(−)라면: 전자가 쌓인 쪽이 저전위
- 만약 +전하가 움직인다면 쌓이는 쪽이 반대가 되어 극성이 뒤집힌다
- 실험 결과: 금속의 운반자는 음전하(전자) 다
움직이는 도체: 속력 v로 자기장을 가로지르는 도체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eE=evB 와 V=Ed 에서:
V=vBd
일상 속의 홀 효과: 스마트폰의 덮개 감지 센서, 모터 회전 감지, 전류 측정용 홀 센서 등.
예제 ②: 구리 띠의 홀 전압
두께 l=150 μm인 구리 띠에 전류 i=14 A가 흐르고, 띠에 수직으로 B=0.65 T가 걸려 있다. 홀 전위차는? (구리의 운반자 밀도 n=8.47×1028 /m3)
n=Bi/Vle 를 V에 대해 풀면:
V=nleBi=(8.47×1028)(150×10−6)(1.602×10−19)(0.65)(14)
분모를 계산하면 8.47×1028×1.5×10−4×1.602×10−19=2.04×106:
V=2.04×1069.1≈4.5 μV
강한 자기장과 큰 전류에도 홀 전압은 마이크로볼트 수준 — 금속은 운반자 밀도 n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n이 작아 홀 전압이 훨씬 커서 센서 재료로 쓰인다.
28.4 원운동하는 하전입자
자기력이 구심력이 된다
속도 v 가 균일 자기장 B 에 수직 이면 어떤 운동이 될까?
- 힘의 크기는 ∣q∣vB로 일정, 방향은 항상 v 에 수직
- 크기가 일정하고 항상 진행 방향에 수직인 힘 → 등속 원운동(uniform circular motion)
- 줄에 매단 돌의 장력, 위성에 작용하는 중력과 같은 역할 — 구심력
원운동의 반지름 유도
뉴턴 제2법칙을 등속 원운동에 적용하면 F=mv2/r. 여기서 구심력의 역할을 자기력이 하므로:
∣q∣vB=rmv2
r에 대해 풀면:
r=∣q∣Bmv
- 운동량 p=mv가 클수록 큰 원, 자기장이 강할수록 작은 원
- 분자·분모를 보면 r∝p/B: 입자 검출기에서 궤적의 곡률로 운동량을 측정 하는 원리
주기, 진동수, 각진동수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주기)은 원둘레를 속력으로 나눈 것:
T=v2πr=v2π∣q∣Bmv=∣q∣B2πm
진동수와 각진동수는:
f=T1=2πm∣q∣B,ω=2πf=m∣q∣B
핵심: T, f, ω 에는 v가 없다!
- 빠른 입자는 큰 원을, 느린 입자는 작은 원을 돌지만 한 바퀴 도는 시간은 같다
- ∣q∣/m 이 같은 입자는 모두 같은 주기 — 사이클로트론 가속기의 원리 (28.5절)
회전 방향은 전하 부호가 결정한다
B 가 지면에서 나오는(⊙) 경우를 보자. FB=qv×B 가 항상 원의 중심을 향해야 하므로:
- 양전하: 시계 방향으로 회전
- 음전하: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
B 가 지면 안(×)이면 둘 다 반대가 된다.
실제 활용: 거품 상자(bubble chamber) 사진에서 입자 궤적이 감기는 방향으로 전하 부호를, 곡률 반지름으로 운동량을 읽어낸다. 전자(e−)와 양전자(e+)는 서로 반대 방향의 나선을 그린다.
사이클로트론 운동 — 전하 부호·속력·자기장에 따른 원운동의 변화 관찰
예제 ③: 질량 분석기 (1) — 속력 구하기
질량 분석기(mass spectrometer) 는 이온의 질량을 재는 장치다. 전하 q인 이온이 정지 상태에서 전위차 V로 가속된 뒤, 균일 자기장 B 속에서 반원을 돌아 거리 x 떨어진 검출기에 도달한다.
주어진 값: B=80.000 mT, V=1000.0 V, q=+1.6022×10−19 C, x=1.6254 m.
가속 과정에 에너지 보존을 적용한다. 전위가 V만큼 떨어지며 퍼텐셜 에너지 qV가 운동 에너지로 바뀐다:
qV=21mv2⇒v=m2qV
아직 m을 모르므로 v는 m의 함수로 남는다. 자기장 속 원운동 조건과 연립하자.
예제 ③: 질량 분석기 (2) — 질량 계산
반원 궤도의 반지름은 r=mv/qB 이고, 검출 위치는 지름 x=2r:
x=qB2mv=qB2mm2qV=B2q2mV
양변을 제곱해 m에 대해 풀면:
m=8VB2qx2=8(1000.0)(0.080)2(1.6022×10−19)(1.6254)2
m=3.39×10−25 kg≈203.9 u
동위원소 분석, 도핑 검사, 단백질 분석 등에 쓰이는 실제 장비가 정확히 이 원리로 작동한다.
나선 운동
v 가 B 와 비스듬한 각 ϕ를 이루면? 속도를 B 에 나란한 성분과 수직 성분으로 분해한다:
v∥=vcosϕ,v⊥=vsinϕ
- v⊥: 원운동을 만든다 → 반지름 r=mv⊥/∣q∣B
- v∥: 자기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등속으로 축을 따라 진행
- 결과는 B 를 축으로 감아 도는 나선(helix) — 한 주기 동안 축 방향 이동 거리가 피치(pitch) p=v∥T
자기병과 오로라
자기장이 불균일 하면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 자기력선이 조여드는(장이 강해지는) 쪽으로 나선 운동하며 다가간 입자는 반사 되어 되돌아온다.
- 양 끝이 강한 자기장 구조 = 자기병(magnetic bottle) — 입자를 가둔다
- 지구 자기장에 갇힌 전자·양성자는 남북을 수 초 만에 왕복한다 — 밴앨런 복사대(Van Allen radiation belts)
- 태양 폭발로 입자가 대량 유입되면 극지방 대기로 쏟아져 공기 분자를 들뜨게 한다
이것이 오로라(aurora) 다. 산소는 초록빛, 질소는 분홍빛을 낸다.
28.5 사이클로트론과 싱크로트론
고에너지 입자가 필요하다
원자핵과 기본 입자의 구조를 보려면 고에너지 입자빔 으로 두드려 봐야 한다. 양성자·중성자의 발견도, 쿼크의 발견도 모두 가속기 덕분이었다.
문제: 전자는 가벼워 한 번의 전위차로도 가속이 되지만, 양성자처럼 무거운 입자는 필요한 전위차가 비현실적으로 크다.
해결 아이디어:
- 적당한 전위차로 여러 번 반복해서 가속하자
- 자기장으로 입자를 원운동시켜 같은 가속 구간으로 되돌리면 된다
이것이 1930년대에 발명된 사이클로트론(cyclotron) 이다.
사이클로트론의 구조
- 속이 빈 구리 전극 두 개 — 모양을 따서 디(dee) 라 부른다 — 사이에 고주파 교류 전압을 건다
- 전체에 수직 방향 균일 자기장 B
- 디 내부는 전기장이 차폐되어 없다 → 입자는 자기장만 받아 반원 을 돈다
- 틈(gap)을 건널 때마다 전기장이 가속 → 속력이 커져 반지름이 커진다 → 바깥으로 감기는 나선
공진 조건
핵심은 타이밍이다. 입자가 틈에 도착할 때마다 전압의 부호가 뒤집혀 있어야 계속 가속된다. 입자의 회전 진동수 f가 발진기 진동수 fosc 와 같아야 한다:
f=fosc(공진 조건)
f=∣q∣B/2πm 을 대입하면:
∣q∣B=2πmfosc
- 이것이 가능한 이유: 원운동의 진동수는 속력과 무관 하기 때문 (28.4절)
- 입자가 빨라져도 회전 타이밍이 어긋나지 않는다
- 실제 운전: 발진기 진동수는 고정하고, B를 조절해 공진을 맞춘다
싱크로트론: 상대론이 만드는 한계
양성자 에너지가 약 50 MeV를 넘으면 사이클로트론은 작동을 멈춘다.
- 속력이 광속의 ~10%를 넘으면 상대론 효과 로 회전 진동수가 속력에 따라 감소한다 → 발진기와 박자가 어긋난다
- 크기 문제도 있다: 500 GeV 양성자를 B=1.5 T로 돌리려면 r=1.1 km — 그만한 자석은 만들 수 없다
싱크로트론(synchrotron) 의 해법: B와 fosc 를 가속 주기 동안 시간에 따라 변화 시킨다.
- 입자는 반지름이 고정된 원형 경로 를 돈다 → 자석은 그 경로를 따라 고리 모양으로만 설치
- 예: CERN의 LHC (둘레 27 km), 국내 포항 방사광가속기
28.6 전류가 흐르는 도선이 받는 힘
전자가 받는 힘이 도선에 전달된다
홀 효과에서 보았듯 도선 속 전도 전자들은 자기력을 받는다. 전자는 도선 밖으로 튀어나갈 수 없으므로, 이 힘은 도선 전체에 전달된다.
- 전류의 방향을 뒤집으면 힘의 방향도 뒤집힌다
- 실제 운반자가 −전하(전자)든 +전하든, 관례 전류 방향 으로 계산한 힘의 방향은 같다 — 안심하고 전류 방향만 쓰면 된다
F=iLB 유도
B 에 수직인 직선 도선의 길이 L 구간을 생각하자. 전도 전자의 표류 속력을 vd라 하면, 이 구간의 모든 전자가 단면 하나를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t=L/vd.
그 시간 동안 단면을 지나는 전하량은:
q=it=vdiL
이 전하가 속력 vd로 자기장을 가로지르므로 (ϕ=90∘):
FB=qvdBsin90∘=vdiLvdB
FB=iLB
표류 속력 vd가 약분되어 사라진다 — 힘은 전류 i와 길이 L만으로 결정된다.
일반식: FB=iL×B
자기장이 도선과 수직이 아니면 외적으로 일반화한다:
FB=iL×B,FB=iLBsinϕ
- L: 크기가 구간 길이 L이고 방향이 (관례) 전류 방향인 길이 벡터
- 힘의 방향은 오른손 법칙 — L 과 B 가 만드는 평면에 수직
도선이 구부러져 있거나 장이 불균일하면, 도선을 미소 구간으로 잘라 적분한다:
dFB=idL×B
이 식은 FB=qv×B 와 동등하다. 실제로는 도선의 힘을 재는 쪽이 훨씬 쉬워서, 이 식을 B 의 측정 정의 로 쓰기도 한다.
예제 ④: 전선을 자기력으로 띄우기
단위 길이당 질량이 46.6 g/m인 수평 구리선에 전류 i=28 A가 흐른다. 중력과 균형을 이루어 전선을 공중에 띄우는 최소 자기장은?
길이 L 구간의 중력 mg를 자기력 iLBsinϕ 가 떠받쳐야 한다:
iLBsinϕ=mg⇒B=isinϕ(m/L)g
B가 최소가 되려면 sinϕ=1, 즉 B⊥ 도선:
B=28(46.6×10−3)(9.8)≈1.6×10−2 T
지구 자기장(∼10−4 T)의 약 160배다. 지구 자기장으로 전선을 띄우는 것은 어림도 없다.
28.7 전류 고리의 토크
전동기의 원리
세상의 일 대부분은 전동기(electric motor) 가 한다 — 전기차, 엘리베이터, 세탁기, 선풍기, 하드디스크. 그 핵심은 방금 배운 "전류 도선이 받는 힘"이다.
균일 자기장 속에 전류 고리를 놓으면:
- 고리에 작용하는 알짜힘은 0 — 고리가 통째로 밀려가지는 않는다
- 그러나 알짜 토크는 0이 아니다 — 고리가 회전한다!
이 토크가 모터 축을 돌린다. 반 바퀴마다 전류 방향을 뒤집어 주는 정류자(commutator) 덕분에 토크의 방향이 유지된다.
네 변이 받는 힘
변의 길이가 a, b인 직사각형 고리에 전류 i가 흐른다. 고리의 법선 벡터 n^ (오른손으로 전류 방향을 감을 때 엄지 방향)이 B 와 각 θ를 이룬다.
- 변 2, 4 (길이 b): 힘의 크기 F2=F4=ibBcosθ, 방향이 반대이고 같은 작용선 위 → 완전히 상쇄
- 변 1, 3 (길이 a): L⊥B 이므로 F1=F3=iaB, 방향은 반대지만 작용선이 다르다 → 짝힘(couple)이 되어 토크를 만든다
토크 유도
변 1과 변 3의 힘은 각각 회전축에서 모멘트 팔 (b/2)sinθ 만큼 떨어져 작용한다. 두 기여를 더하면:
τ′=(iaB)2bsinθ+(iaB)2bsinθ=iabBsinθ=iABsinθ
여기서 A=ab는 고리의 넓이. 고리를 N번 감은 코일(coil) 이면 토크도 N배:
τ=NiABsinθ
- θ는 n^ 과 B 사이의 각 — 변의 방향이 아니라 법선 기준임에 주의
- 이 식은 직사각형만이 아니라 모든 모양의 평면 코일 에 성립한다 (임의의 평면 고리는 작은 직사각형들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 토크는 n^ 을 B 쪽으로 정렬시키려는 방향 으로 작용한다
28.8 자기 쌍극자 모멘트
코일은 자기 쌍극자다
토크를 받는다는 점에서 전류 코일은 막대자석과 똑같이 행동한다. 코일의 "자석다움"을 하나의 벡터로 정의하자:
μ=NiA(자기 쌍극자 모멘트, 단위: A⋅m2)
- 방향: 법선 n^ 과 같다 (오른손으로 전류를 감으면 엄지 방향)
- 토크 식이 간결해진다:
τ=μBsinθ⇒τ=μ×B
22장의 전기 쌍극자 τ=p×E 와 완벽하게 대응한다.
방향 에너지
전기 쌍극자의 U=−p⋅E 와 똑같은 대응으로, 자기 쌍극자가 자기장 속에서 갖는 방향 에너지(orientation energy) 는:
U(θ)=−μ⋅B=−μBcosθ
- θ=0∘: U=−μB (최저) — μ 가 B 와 나란한 안정 평형
- θ=180∘: U=+μB (최고) — 불안정
- 나침반 바늘이 지구 자기장에 정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외부에서 하는 일, 그리고 자연의 쌍극자들
외부 토크가 쌍극자를 θi에서 θf로 (처음과 끝이 정지 상태로) 돌릴 때 하는 일은:
Wa=ΔU=Uf−Ui
U의 단위에서 μ의 단위를 J/T로 쓸 수도 있다 (J/T=A⋅m2).
| 자기 쌍극자 | μ (J/T) |
|---|---|
| 작은 막대자석 | 5 |
| 지구 | 8.0×1022 |
| 양성자 | 1.4×10−26 |
| 전자 | 9.3×10−24 |
코일, 막대자석, 지구, 그리고 전자·양성자 같은 기본 입자까지 — 모두 자기 쌍극자다. 물질의 자성은 32장에서 이 관점으로 다시 만난다.
Review & Summary
핵심 개념
- 자기장의 정의: 움직이는 시험전하가 받는 힘 FB=qv×B — 힘은 v, B 모두에 수직이고, 일을 하지 않으므로 속력을 바꾸지 못한다
- 홀 효과: 자기력에 의한 전하 쏠림이 만드는 전위차로 운반자의 부호와 밀도를 잰다
- 원운동: v⊥B 이면 자기력이 구심력 — 반지름은 운동량에 비례, 주기는 속력과 무관
- 사이클로트론: 주기가 속력과 무관함을 이용해 입자를 반복 가속 (상대론 영역에서는 싱크로트론)
- 전류와 자기장: 도선은 힘 iL×B 를, 코일은 토크 μ×B 를 받는다 — 전동기의 원리
핵심 공식
| 개념 | 공식 |
|---|---|
| 자기력 | FB=qv×B, FB=∣q∣vBsinϕ |
| 단위 | 1 T=1 N/(A⋅m)=104 G |
| 홀 효과 | n=Bi/Vle, V=vBd (움직이는 도체) |
| 원운동 | r=mv/∣q∣B, T=2πm/∣q∣B=1/f |
| 전류 도선 | FB=iL×B, dFB=idL×B |
| 자기 쌍극자 | μ=NiA, τ=μ×B, U=−μ⋅B |
기억할 것:
- 방향은 언제나 오른손 법칙 — 단, q<0 이면 반대!
- 자기력은 속력·운동 에너지를 절대 바꾸지 못한다 (방향만 바꾼다)
- ⊙는 지면에서 나오는 방향, ×는 들어가는 방향
- 원운동의 주기 T=2πm/∣q∣B 는 속력과 무관 — 사이클로트론의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