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장: 전자기파
Electromagnetic Waves
우리는 전자기파의 바다에 산다
- 스마트폰 통화, 와이파이, 블루투스 — 모두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다
-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 리모컨의 적외선, 병원의 X선
- 밤하늘 별빛이 수백 년을 날아 우리 눈에 닿는 것도 전자기파
- 그리고 지금 이 슬라이드를 보는 빛(light) 자체가 전자기파다
지난 장에서 완성한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 의 가장 극적인 결론: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유도하며 진행하는 파동이다.
이번 장의 두 가지 이야기
전반부 — 파동으로서의 전자기파
- 전자기 스펙트럼과 전자기파의 구조
- 왜 E/B=c 이고, 왜 c=1/μ0ε0 인가 (맥스웰 방정식으로 유도)
- 전자기파가 나르는 에너지(포인팅 벡터)와 운동량(복사 압력)
- 편광과 말뤼스 법칙
후반부 — 광선으로서의 빛 (기하광학의 시작)
- 반사와 굴절 (스넬 법칙), 내부 전반사, 반사에 의한 편광 (브루스터 각)
전기·자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장부터의 광학(optics) 으로 넘어가는 다리이다.
33.1 전자기파
맥스웰의 무지개
맥스웰 시대(1860년대)에 알려진 전자기파는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뿐이었다. 이후 헤르츠(Hertz)가 전파(radio wave) 를 만들어내며, 모든 전자기파가 같은 본질임이 확인되었다.
- 파장(진동수)에는 상한도 하한도 없다 — 스펙트럼은 연속이고 빈틈이 없다
- 어떤 영역이든 진공에서의 속력은 모두 같다: c=3.0×108 m/s
스펙트럼의 주요 영역
| 영역 | 대표 파장 | 우리 주변의 예 |
|---|---|---|
| 라디오파 | 수 m ~ 수 km | FM·AM 방송, TV |
| 마이크로파 | mm ~ cm | 전자레인지, 와이파이, 레이더 |
| 적외선 | ~μm | 리모컨, 열화상 카메라 |
| 가시광선 | 400~700 nm | 사람 눈이 보는 빛 |
| 자외선 | ~10 nm | 자외선 차단제가 막는 빛 |
| X선·감마선 | < 1 nm | 의료 영상, 핵반응 |
파장이 짧아질수록 진동수는 커진다 — 둘은 c=λf 로 묶여 있다.
가시광선
전체 스펙트럼에서 사람 눈이 감지하는 부분은 좁은 띠 하나뿐이다.
- 눈의 감도는 555 nm (연두색) 부근에서 최대
- 감도가 최대의 1%로 떨어지는 파장을 경계로 잡으면 약 430~690 nm
- 경계는 칼로 자르듯 정해지지 않는다 — 감도가 양쪽으로 서서히 0에 접근
태양은 가시광선 영역에서 가장 강하게 복사한다. 우리 눈이 이 영역에 맞춰 진화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예제 1: 파장과 진동수 (c=λf)
(a) 서울 지역 FM 방송 89.1 MHz의 파장은?
λ=fc=89.1×1063.00×108≈3.37 m
(b) 와이파이 2.4 GHz의 파장은?
λ=2.4×1093.00×108=0.125 m=12.5 cm
(c) 가시광선 555 nm의 진동수는?
f=λc=555×10−93.00×108≈5.4×1014 Hz
FM 안테나가 미터 크기이고, 와이파이 안테나가 손가락 크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자기파는 어떻게 만드는가
파장 1 m 정도의 전파는 회로로 직접 만들 수 있다.
- 심장부는 LC 발진기(LC oscillator): 각진동수 ω=1/LC 로 전하와 전류가 진동한다 (31장)
- 변압기와 전송선으로 안테나(antenna) — 두 개의 도체 막대 — 에 연결
- 안테나의 전하가 진동수 ω로 위아래로 진동한다
진동하는 쌍극자가 파동을 방출한다
안테나는 전기 쌍극자 모멘트가 크기와 방향을 바꾸며 진동하는 전기 쌍극자(electric dipole) 처럼 행동한다.
- 쌍극자 모멘트가 변하니 → 전기장이 변한다
- 전류가 변하니 → 자기장이 변한다
- 이 변화는 순간적으로 퍼지지 않고, 안테나로부터 속력 c로 바깥으로 전파 된다
변하는 E와 B가 함께 만드는 이 파동이 전자기파이고, 진동수는 LC 발진기의 ω와 같다.
멀리 떨어진 점에서는 파면의 곡률을 무시할 수 있다 → 평면파(plane wave) 로 취급한다.
진행하는 전자기파의 구조
+x 방향으로 진행하는 평면 전자기파의 스냅샷:
- E와 B는 항상 진행 방향에 수직 — 전자기파는 횡파(transverse wave) 다
- E는 항상 B에 수직
- E×B는 항상 진행 방향 을 가리킨다
- 두 장은 같은 진동수로, 같은 위상(in phase) 으로 사인형 진동을 한다
수식으로 쓰면
E는 y축, B는 z축에 나란하다고 하면, 위치 x와 시간 t의 함수로:
E=Emsin(kx−ωt)
B=Bmsin(kx−ωt)
- Em, Bm: 진폭 / k=2π/λ: 파수 / ω=2πf: 각진동수
- 16장의 파동 이론 그대로: 파동의 속력은
c=kω=λf
전기파 성분과 자기파 성분은 따로 존재할 수 없다 — 서로가 서로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곧 유도한다).
진행하는 전자기파 — E·B 벡터의 동시 진동과 c = λf
가장 신기한 파동
줄의 파동은 줄이, 소리는 공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자기파는 매질이 필요 없다.
- 별과 우리 사이의 진공을 그대로 건너온다
- 태양의 전자기파가 없었다면 지구는 얼어붙은 암석이었을 것이다
또 하나: 진공에서 빛의 속력은 관측자의 운동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같다 (특수 상대성이론, 37장). 그래서 현재 미터(m)는 빛의 속력을 정확한 값으로 정의 해서 정한다:
c=299792458 m/s(정확값)
유도 ①: 변하는 B가 E를 만든다 — 설정
이제 E/B=c와 c=1/μ0ε0를 유도 하자. 파동이 지나가는 공간에 xy평면과 나란한, 폭 dx, 높이 h의 가상 직사각형을 고정한다.
- 파동이 지나가면 직사각형을 통과하는 자기 플럭스 ΦB가 변한다
- 패러데이 법칙(Faraday's law) 에 의해 직사각형 둘레에 전기장이 유도된다
- 이 유도 전기장이 바로 전자기파의 전기장 성분이다
유도 ②: 패러데이 법칙 적용
직사각형 둘레를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선적분. 위·아래 변에서는 E⊥ds이므로 기여가 없고, 양쪽 세로 변만 남는다:
∮E⋅ds=(E+dE)h−Eh=hdE
직사각형(넓이 hdx)을 지나는 자기 플럭스와 그 시간 변화율:
ΦB=B(hdx)⇒dtdΦB=hdxdtdB
패러데이 법칙 ∮E⋅ds=−dtdΦB 에 대입:
hdE=−hdxdtdB⇒∂x∂E=−∂t∂B
(E, B는 x와 t 두 변수의 함수이므로 편미분으로 쓴다.)
유도 ③: E/B=c
사인형 해를 대입한다. E=Emsin(kx−ωt), B=Bmsin(kx−ωt)이므로:
∂x∂E=kEmcos(kx−ωt),∂t∂B=−ωBmcos(kx−ωt)
∂x∂E=−∂t∂B 에 넣으면 코사인이 약분되고:
kEm=ωBm⇒BmEm=kω=c
BE=c
전기장과 자기장의 크기 비는 언제 어디서나 빛의 속력 c이다. 두 성분은 진폭까지 묶여 있는 한 몸 이다.
유도 ④: 변하는 E가 B를 만든다 — 설정
이번에는 xz평면과 나란한 직사각형(폭 dx, 길이 h)을 놓는다.
- 파동이 지나가면 이 직사각형을 통과하는 전기 플럭스 ΦE가 변한다
- 32장에서 배운 맥스웰 유도 법칙(Maxwell's law of induction):
∮B⋅ds=μ0ε0dtdΦE
- 이 유도 자기장이 전자기파의 자기장 성분이다
유도 ⑤: 맥스웰 법칙 적용
둘레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긴 두 변만 기여한다 (적분 방향과 B의 방향을 따지면 부호가 반대):
∮B⋅ds=−(B+dB)h+Bh=−hdB
전기 플럭스와 그 변화율은:
ΦE=E(hdx)⇒dtdΦE=hdxdtdE
맥스웰 법칙에 대입하고 편미분으로 정리하면:
−hdB=μ0ε0hdxdtdE⇒−∂x∂B=μ0ε0∂t∂E
유도 ⑥: c=1/μ0ε0
다시 사인형 해를 대입하면:
−kBmcos(kx−ωt)=−μ0ε0ωEmcos(kx−ωt)
⇒BmEm=μ0ε0ωk=μ0ε0(ω/k)1=μ0ε0c1
유도 ③의 결과 Em/Bm=c와 결합하면 c=μ0ε0c1, 즉:
c=μ0ε01
검산: (4π×10−7)(8.85×10−12)1=3.0×108 m/s — 빛의 속력과 정확히 일치!
정전기(ε0)와 자기(μ0) 실험에서 나온 상수만으로 빛의 속력이 나온다. 빛은 전자기파다.
33.2 에너지 수송과 포인팅 벡터
전자기파는 에너지를 나른다
한여름 뙤약볕에 서 보면 안다 — 전자기파는 에너지를 운반해 우리 몸에 전달한다.
파동이 단위 넓이당 에너지를 실어 나르는 비율(방향 포함)을 나타내는 벡터가 포인팅 벡터(Poynting vector) 다:
S=μ01E×B
포인팅 벡터의 크기
S=(넓이에너지/시간)순간=(넓이일률)순간,단위: W/m2
- 방향: E×B — 파동의 진행 방향이자 에너지가 흘러가는 방향
- 크기: E⊥B이므로 S=μ0EB
여기에 B=E/c를 대입하면 E만으로 쓸 수 있다:
S=cμ0E2(순간 에너지 흐름률)
측정 장비가 주로 전기장에 반응하기 때문에 E로 쓰는 쪽이 실용적이다.
세기: 시간 평균
S는 매 순간 요동친다. 실제로 유용한 것은 시간 평균값 — 파동의 세기(intensity) I다.
I=Savg=cμ01[Em2sin2(kx−ωt)]avg
sin2의 한 주기 평균은 21이므로, rms 값 Erms=Em/2을 정의하면:
I=2cμ0Em2⇒I=cμ0Erms2
교류 회로에서 Vrms를 쓰던 것과 같은 요령이다.
전기 에너지와 자기 에너지는 정확히 같다
E=cB이고 c가 큰 수이니 "전기 성분이 훨씬 세다"고 생각하기 쉽다. 단위가 다른 두 양을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 — 에너지 밀도 로 비교하자.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25장)에 E=cB를 대입:
uE=21ε0E2=21ε0(cB)2=21ε0μ0ε0B2=2μ0B2
그런데 B2/2μ0는 자기장의 에너지 밀도 uB다 (30장):
uE=uB
전자기파의 에너지는 전기 절반, 자기 절반 — 두 성분은 에너지마저 공평하게 나눈다.
점광원과 역제곱 법칙
일률 Ps로 사방에 균일하게(등방적으로) 복사하는 점광원(point source) 을 생각하자.
- 반지름 r인 가상의 구를 씌우면, 방출된 모든 에너지가 이 구면을 통과한다
- 에너지 보존: 구면을 지나는 총 일률 = 광원의 일률 Ps
I=4πr2Ps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촛불에서 두 배 멀어지면 밝기는 41이 된다.
예제 2: 햇빛의 전기장과 자기장
지구 대기권 바로 밖에서 햇빛의 세기는 I≈1.4 kW/m2 (태양 상수)이다. Erms와 Brms를 구하라.
I=Erms2/cμ0 를 뒤집으면:
Erms=Icμ0=(1.4×103)(3.00×108)(4π×10−7)≈7.3×102 V/m
자기장은 B=E/c 관계로:
Brms=cErms=3.00×108726≈2.4×10−6 T=2.4 μT
Erms≈730 V/m는 꽤 큰 값이지만, Brms≈2.4 μT는 지구 자기장(∼50 μT)보다도 작다. 그래도 두 성분의 에너지는 똑같이 절반씩이다.
33.3 복사 압력
빛이 미는 힘
전자기파는 에너지뿐 아니라 선운동량(linear momentum) 도 나른다. 물체에 빛을 쏘면 물체가 밀린다!
시간 Δt 동안 물체가 복사 에너지 ΔU를 받을 때 (맥스웰의 결과):
- 완전 흡수 (검은 표면): Δp=cΔU
- 완전 반사 (거울, 되반사): Δp=c2ΔU
반사가 흡수의 두 배인 이유: 공이 벽에 박히는 것(운동량 p 전달)과 튕겨 나오는 것(2p 전달)의 차이와 같다.
힘과 복사 압력
세기 I인 빛이 넓이 A에 수직으로 닿으면, Δt 동안 받는 에너지는 ΔU=IAΔt.
뉴턴 제2법칙 F=Δp/Δt 에 넣으면:
F=cIA(완전 흡수),F=c2IA(완전 반사)
단위 넓이당 힘이 복사 압력(radiation pressure) pr이다:
pr=cI(완전 흡수),pr=c2I(완전 반사)
부분 흡수·부분 반사면 그 사이 값. 단위는 압력과 같은 N/m2 (Pa)이다.
복사 압력은 얼마나 셀까
햇빛(I=1.4 kW/m2)이 완전 흡수될 때:
pr=cI=3.0×1081.4×103≈4.7×10−6 Pa
대기압(∼105 Pa)의 백억분의 일 수준 — 카메라 플래시에 얻어맞아도 아무 느낌이 없는 이유다. 하지만:
- 솔라 세일(solar sail): 우주 돛단배 — 마찰 없는 우주에서 햇빛으로 가속 (IKAROS 위성이 실증)
- 혜성 꼬리: 먼지 꼬리가 태양 반대쪽으로 밀리는 데 복사 압력이 한몫한다
- 레이저 집속: 레이저는 좁은 점에 에너지를 모아 큰 복사 압력을 만든다 — 광 핀셋으로 세포를 집는다
33.4 편광
편광이란?
전자기파의 E가 한 평면 안에서만 진동하면 그 파동은 편광(polarized) 되었다고 한다.
- E 벡터들이 담긴 평면: 진동면(plane of oscillation)
- 정면에서 보면 E의 진동을 양방향 화살표 하나 로 나타낼 수 있다
TV 송신 안테나가 만드는 전파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편광되어 있다. 그래서 수신 안테나도 그 방향에 맞춰 세운다.
반면 태양이나 전구 같은 보통 광원의 빛은 원자들이 제각각 내보내므로, E의 방향이 마구 바뀐다 — 비편광(unpolarized) 이다. 정면에서 보면 사방으로 뻗은 화살표 다발처럼 보인다.
편광판과 절반 규칙
편광판(polarizing sheet) 은 특정 방향(투과축)과 나란한 전기장 성분만 통과시키고, 수직 성분은 흡수한다.
비편광 빛의 E를 투과축 성분과 수직 성분으로 분해하면, 방향이 무작위이므로 평균적으로 두 성분의 몫이 같다. 수직 성분이 몽땅 흡수되니 세기는 절반:
I=21I0(절반 규칙 — 입사광이 비편광일 때만)
말뤼스 법칙
이미 편광된 빛(세기 I0, 편광 방향이 투과축과 각 θ)이 편광판에 들어오면?
전기장에서 투과축과 나란한 성분만 살아남는다:
Ey=Ecosθ
세기는 전기장 제곱에 비례하므로 (I=Erms2/cμ0):
I=I0cos2θ(말뤼스 법칙 — 입사광이 편광일 때만)
θ=0°면 전부 통과, θ=90°면 완전 차단이다.
편광판 두 장
편광판을 두 장 겹치면 (첫 장을 편광자(polarizer), 둘째 장을 분석자(analyzer) 라 한다):
- 두 투과축이 평행 (θ=0°): 첫 장을 통과한 빛이 전부 통과
- 두 투과축이 수직 (θ=90°, crossed): 빛이 전혀 통과하지 못한다
- 그 사이 각도: cos2θ 만큼 통과
편광 선글라스 두 개를 직각으로 겹쳐 보면 렌즈가 겹친 부분이 캄캄해진다 — 직접 해 볼 수 있는 실험이다.
예제 3: 편광판 세 장
비편광 빛(세기 I0)이 편광판 세 장을 통과한다. 투과축은 차례로 y축 방향, y축에서 60°, x축 방향(y축에서 90°)이다. 최종 세기는?
첫째 장: 입사광이 비편광 → 절반 규칙:
I1=21I0
둘째 장: 입사광은 y방향 편광, 투과축과의 각 θ=60° → 말뤼스 법칙:
I2=I1cos260°
셋째 장: 입사광은 60° 방향 편광, 투과축(90°)과의 각 θ=30°:
I3=I2cos230°=21I0(0.500)2(0.866)2=21(0.250)(0.750)I0≈0.094I0
약 9.4%가 통과한다. 재미있는 점: 가운데 장을 빼면 첫 장과 셋째 장이 직각이라 0% 가 된다. 장을 하나 더 넣었는데 빛이 더 통과한다!
편광판 모드 — 말뤼스 법칙 I = I₀cos²θ 직접 확인
편광의 응용
- 편광 선글라스: 물·도로에서 반사된 눈부신 빛은 수평 편광이 강하다 → 투과축을 세로로 세워 차단 (원리는 33.7절에서)
- LCD 화면: 두 편광판 사이의 액정이 픽셀마다 편광 방향을 비틀어 밝기를 조절한다 — 편광 선글라스를 쓰고 모니터를 기울여 보면 화면이 어두워진다
- 3D 영화 안경: 좌우 눈에 서로 다른 편광의 영상을 보낸다
- 하늘의 산란광: 대기 분자가 산란시킨 하늘빛은 부분 편광 — 꿀벌은 이를 나침반 삼아 길을 찾는다
- 카메라 편광 필터: 유리창·수면 반사를 지우고 하늘을 더 파랗게 찍는다
33.5 반사와 굴절
광선으로 보는 빛 — 기하광학
빛은 파동이지만, 장애물이 파장보다 훨씬 크면 직선으로 진행하는 광선(ray) 으로 근사할 수 있다. 이것이 기하광학(geometrical optics) 이다.
레이저 빔이 수면에 닿으면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
- 일부는 표면에서 튕겨 나온다 — 반사(reflection)
- 나머지는 물속으로 꺾여 들어간다 — 굴절(refraction)
빛이 통과할 수 있는 물질(물, 유리)을 투명(transparent) 하다고 한다. 각도는 모두 표면에 수직인 법선(normal) 을 기준으로 잰다.
반사 법칙과 굴절 법칙 (스넬 법칙)
반사 법칙: 반사각은 입사각과 같다.
θ1′=θ1
굴절 법칙 (스넬 법칙, Snell's law):
n1sinθ1=n2sinθ2
n은 매질마다 정해지는 굴절률(index of refraction) 이다. 입사 광선, 반사 광선, 굴절 광선은 모두 법선을 포함한 한 평면(입사면) 안에 있다.
굴절률
굴절률은 매질 속 빛의 속력 v로 정의된다: n=c/v (35장에서 유도). 항상 n≥1이다.
| 매질 | n |
|---|---|
| 진공 | 정확히 1 |
| 공기 (표준 상태) | 1.00029 |
| 물 (20°C) | 1.33 |
| 용융 석영 | 1.46 |
| 크라운 유리 | 1.52 |
| 다이아몬드 | 2.42 |
공기는 거의 1이므로 보통 nair≈1로 근사한다.
굴절의 세 가지 경우
스넬 법칙을 sinθ2=n2n1sinθ1 로 정리하면:
- n2=n1: θ2=θ1 — 꺾이지 않고 직진
- n2>n1 (성긴 → 빽빽한 매질): θ2<θ1 — 법선 쪽으로 꺾인다
- n2<n1 (빽빽한 → 성긴 매질): θ2>θ1 — 법선에서 멀어지게 꺾인다
빨대가 물컵 속에서 꺾여 보이는 것, 수영장 바닥이 실제보다 얕아 보이는 것이 모두 굴절 때문이다.
굴절은 표면에서만 일어난다 — 매질 안에 들어가면 다시 직진한다.
예제 4: 물 → 유리 → 공기
물(n1=1.33) 속에서 빛이 유리판(n2=1.77)에 입사각 θ1=40°로 들어간다.
(a) 유리 속 굴절각은?
sinθ2=n2n1sinθ1=1.771.33sin40°=0.483⇒θ2≈28.9°
굴절률이 큰 매질로 들어가므로 법선 쪽으로 꺾인다 (40°→28.9°). ✓
(b) 유리판 반대면(유리 → 공기, n3=1.00)에서 굴절각은? 두 면이 평행하므로 입사각은 θ2와 같다:
sinθ3=n3n2sinθ2=1.001.77(0.483)=0.855⇒θ3≈58.8°
굴절률이 작은 공기로 나가므로 법선에서 크게 멀어진다.
색분산 — 굴절률은 파장에 따라 다르다
진공이 아닌 매질에서 굴절률 n은 빛의 파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 일반적으로 파장이 짧을수록(파란빛) n이 크다
- 같은 표면에서 파란빛이 빨간빛보다 더 크게 꺾인다
여러 파장이 섞인 백색광이 굴절하면 색깔별로 다른 각도로 퍼진다 — 색분산(chromatic dispersion).
프리즘은 두 번의 굴절로 분산을 증폭시켜 무지개색 띠를 만든다. 뉴턴이 백색광이 여러 색의 혼합임을 보인 실험이 바로 이것이다.
무지개
색분산의 가장 아름다운 예. 햇빛이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하나에서 굴절 → 내부 반사 → 굴절을 거치며 색깔별로 갈라진다.
무지개의 기하학
- 1차 무지개: 물방울 안에서 한 번 반사. 태양 반대점(antisolar point)에서 42° 떨어진 원호에 나타난다
- 42° 방향의 모든 물방울이 기여하므로 무지개는 항상 원호 다 — 비행기에서는 완전한 원으로 보이기도 한다
- 2차 무지개: 물방울 안에서 두 번 반사. 52° 원호, 더 어둡고, 색 순서가 반대
쌍무지개를 보면 바깥쪽(2차)의 색 배열이 안쪽(1차)과 뒤집혀 있는지 확인해 보자.
33.6 내부 전반사
빛이 갇힌다
굴절률이 큰 매질(유리) 안에서 작은 매질(공기) 쪽으로 빛을 쏘면, 입사각이 커질수록 굴절각은 더 빨리 커진다.
- 굴절각이 90°가 되는 입사각 — 임계각(critical angle) θc
- θ>θc이면 굴절 광선이 사라지고 빛이 전부 반사 — 내부 전반사(total internal reflection)
임계각 유도
스넬 법칙에 θ1=θc, θ2=90°를 넣으면:
n1sinθc=n2sin90°=n2
θc=sin−1n1n2
사인은 1을 넘을 수 없으므로 n2<n1일 때만 임계각이 존재한다 — 전반사는 굴절률이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갈 때만 일어난다.
| 경계 | θc |
|---|---|
| 유리(1.50) → 공기 | sin−1(1/1.50)=41.8° |
| 물(1.33) → 공기 | sin−1(1/1.33)=48.8° |
| 다이아몬드(2.42) → 공기 | sin−1(1/2.42)=24.4° |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비밀: 임계각이 24.4°로 작아서, 위로 들어온 빛이 내부에서 전반사를 거듭하다 위쪽으로만 쏟아져 나오도록 커팅한다.
광섬유 — 전반사로 세상을 연결하다
광섬유(optical fiber) 는 굴절률이 큰 코어(core)를 굴절률이 작은 클래딩(cladding)이 감싼 가는 유리 실이다.
- 코어-클래딩 경계에 임계각보다 크게 입사한 빛은 전반사를 반복하며 코어에 갇혀 진행한다
- 휘어져도 빛이 새지 않는다 → 해저 케이블로 대륙 간 인터넷을 나른다
- 내시경: 광섬유 다발로 몸속에 빛을 넣고 영상을 꺼낸다 — 절개 없이 위·대장을 본다
33.7 반사에 의한 편광
반사광은 편광되어 있다
호수 수면에 반사된 햇빛을 편광 선글라스를 쓰고 보면, 렌즈를 돌릴 때 눈부심이 확 줄어드는 각도가 있다. 반사광이 편광 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편광 빛의 E를 두 성분으로 나누자:
- 수직 성분: 입사면(입사·반사·굴절 광선이 담긴 평면)에 수직 — 그림에서 점으로 표시
- 평행 성분: 입사면에 평행 — 양방향 화살표로 표시
일반적으로 반사광에는 두 성분이 섞여 있지만(부분 편광), 특별한 입사각에서는 수직 성분만 남는다.
브루스터 각
그 특별한 각이 브루스터 각(Brewster angle) θB이다. 이 각으로 입사하면:
- 반사광: 입사면에 수직인 성분만 — 완전 편광
- 굴절광: 평행 성분 전부 + 수직 성분 일부 — 부분 편광
- 실험적 사실: 이때 반사 광선과 굴절 광선이 서로 수직 이다
브루스터 법칙 유도
반사각은 θB, 굴절각을 θr이라 하자. 반사 광선 ⊥ 굴절 광선이므로 (기하학):
θB+θr=90°
스넬 법칙 n1sinθB=n2sinθr 에 θr=90°−θB를 대입:
n1sinθB=n2sin(90°−θB)=n2cosθB
θB=tan−1n1n2(브루스터 법칙)
공기(n1≈1) → 물(1.33): θB=tan−11.33=53.1°. 공기 → 유리(1.50): θB=56.3°.
수면 반사광은 수면과 나란한(수평) 편광이 강하다 → 편광 선글라스의 투과축을 세로 로 만드는 이유다. 레이저 공진기의 브루스터 창(Brewster window)도 같은 원리를 쓴다.
Review & Summary
핵심 개념
- 전자기파: 진동하는 E와 B가 서로를 유도하며 진공을 c로 진행하는 횡파. 매질이 필요 없다
- E⊥B⊥ 진행 방향, 같은 위상, E/B=c, c=1/μ0ε0
- 포인팅 벡터: 에너지 흐름의 방향과 크기. 세기는 I=Erms2/cμ0, 점광원은 I=Ps/4πr2
- 복사 압력: 빛은 운동량도 나른다 — 흡수 I/c, 반사 2I/c
- 편광: 비편광 → 편광판 → 절반 규칙. 편광 → 편광판 → 말뤼스 법칙
- 기하광학: 반사 법칙, 스넬 법칙, 임계각(전반사), 브루스터 각(반사 편광)
핵심 공식
| 개념 | 공식 |
|---|---|
| 파동식 | E=Emsin(kx−ωt), B=Bmsin(kx−ωt), E/B=c |
| 빛의 속력 | c=λf=1/μ0ε0=3.0×108 m/s |
| 포인팅 벡터·세기 | S=E×B/μ0, I=Erms2/cμ0, I=Ps/4πr2 |
| 복사 압력 | pr=I/c (흡수), pr=2I/c (반사) |
| 편광 | I=21I0 (비편광), I=I0cos2θ (편광, 말뤼스) |
| 굴절·전반사·브루스터 | n1sinθ1=n2sinθ2, θc=sin−1(n2/n1), θB=tan−1(n2/n1) |
기억할 것:
- 전자기파의 전기 에너지와 자기 에너지는 언제나 반반 (uE=uB)
- 전반사는 굴절률이 큰 매질 → 작은 매질로 갈 때만 (n1>n2)
- 절반 규칙은 비편광 입사, 말뤼스 법칙은 편광 입사에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