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장: 맥스웰 방정식과 물질의 자성
Maxwell's Equations; Magnetism of Matter
이번 장에서 배울 내용
이번 장은 두 개의 큰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첫째, 전자기학의 완성. 21장부터 지금까지 배운 전기와 자기의 모든 법칙이 단 네 개의 방정식 —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 — 으로 요약된다는 것을 보인다.
- 마지막 퍼즐 조각: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 그리고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든다 는 맥스웰의 발견
둘째, 물질의 자성. 냉장고 자석은 전류도 없는데 왜 자석일까?
- 답은 전자 하나하나가 가진 자기 모멘트 에 있다
- 반자성, 상자성, 강자성 — 물질이 자기장에 반응하는 세 가지 방식
자석은 어디에나 있다
- 냉장고 문에 붙는 영구 자석(permanent magnet)
- 나침반 바늘, 스마트폰 나침반 센서
- 하드디스크와 자기 카드의 자기 기록
- 병원의 MRI(자기 공명 영상) — 몸속을 들여다보는 강력한 자석
- 그리고 우리가 딛고 선 지구 자체가 거대한 자석이다
이 모든 자성의 뿌리는 원자 속 전자(electron) 까지 내려간다.
이번 장의 세 가지 핵심 결론
- 자기 단극자는 없다 : 자기력선은 시작도 끝도 없는 닫힌 고리이다 ΦB=∮B⋅dA=0
-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든다 (맥스웰 유도 법칙) — 패러데이 법칙의 대칭 짝 ∮B⋅ds=μ0ε0dtdΦE
- 물질의 자성은 전자에서 나온다 : 스핀·궤도 자기 모멘트가 반자성, 상자성, 강자성을 결정한다
32.1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
자석은 항상 쌍극자이다
막대자석 위에 종이를 놓고 철가루를 뿌리면 자기력선의 모양이 드러난다.
- 자기력선이 뻗어 나오는 쪽: N극(north pole) — 장의 원천(source)
- 자기력선이 모여 들어가는 쪽: S극(south pole) — 장의 흡입구(sink)
이렇게 두 극을 가진 구조를 자기 쌍극자(magnetic dipole) 라 한다.
그렇다면 분필을 반으로 부러뜨리듯 자석을 쪼개서, N극만 있는 조각 — 자기 단극자(magnetic monopole) — 을 만들 수 있을까?
막대자석을 쪼개면?
쪼개진 단면에는 반드시 새로운 극이 나타난다. 원자와 전자 수준까지 내려가도 마찬가지다.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단순한 자기 구조는 자기 쌍극자 이다. 자기 단극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
"자기 단극자는 없다"를 수식으로 쓴 것이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Gauss' law for magnetic fields) 이다. 임의의 닫힌 곡면을 통과하는 알짜 자기다발은 항상 0이다:
ΦB=∮B⋅dA=0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과 비교해 보자:
ΦE=∮E⋅dA=ε0qenc
- 전기: 곡면 안에 알짜 전하 가 있으면 알짜 다발이 생긴다 (전하 = 전기장의 원천)
- 자기: 곡면 안에 가둘 수 있는 "자하(자기 홀극)"가 없으므로 알짜 다발은 언제나 0
어떤 닫힌 곡면을 잡아도 0이다
곡면 I처럼 N극을 감싸는 것처럼 보여도, 자석 내부 를 지나는 자기력선이 곡면 아래로 다시 들어온다. 들어온 다발과 나간 다발이 정확히 상쇄된다.
예제: 원기둥 곡면을 통과하는 자기다발
반지름 r=12.0 cm인 원기둥 모양의 닫힌 곡면이 있다. 한쪽 끝면으로는 자기다발 25.0 μWb가 안쪽으로 들어오고, 반대쪽 끝면에서는 크기 B=2.00 mT의 균일한 자기장이 면에 수직하게 바깥쪽으로 나간다. 옆면(굽은 면)을 통과하는 자기다발은?
바깥으로 나가는 끝면의 다발부터 계산한다. 끝면의 넓이는 A=πr2=π(0.120)2=4.52×10−2 m2이므로:
Φ끝면=BA=(2.00×10−3)(4.52×10−2)=+90.5 μWb
자기 가우스 법칙에 의해 전체 합은 0이어야 한다 (안쪽 = 음수):
Φ곡면+90.5 μWb−25.0 μWb=0
Φ곡면=−65.5 μWb
음수이므로 옆면으로는 65.5 μWb의 다발이 안쪽으로 들어온다.
32.2 유도 자기장
패러데이 법칙, 그리고 대칭성 질문
30장에서 배웠다: 변하는 자기다발은 전기장을 유도한다.
∮E⋅ds=−dtdΦB(패러데이 법칙)
물리학에서 대칭성은 강력한 길잡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거꾸로, 변하는 전기다발 이 자기장 을 유도할 수는 없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이것이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전자기학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맥스웰 유도 법칙
맥스웰 유도 법칙(Maxwell's law of induction) :
∮B⋅ds=μ0ε0dtdΦE
닫힌 고리를 따라 유도되는 자기장 B는, 그 고리가 둘러싸는 전기다발 ΦE의 변화율에 비례한다. 패러데이 법칙과 비교하면 두 가지가 다르다:
- μ0ε0가 곱해져 있다 — SI 단위를 쓰기 때문에 생기는 상수일 뿐이다
- 음(−)의 부호가 없다 — 같은 상황에서 유도 전기장과 유도 자기장은 서로 반대 방향 으로 돈다
충전 중인 축전기: 유도 자기장의 실험실
원형 평행판 축전기를 일정한 전류 i로 충전하면, 판 사이의 전기장 E가 일정한 비율로 증가한다.
판 사이에는 전류가 없는데도, 증가하는 전기다발 둘레에 원형의 자기장이 실제로 유도된다 —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유도 자기장의 성질
충전 중인 축전기 주위의 유도 자기장은:
- 중심축에 대해 원형 대칭 : 같은 반지름 위에서는 크기가 같고 방향은 원의 접선
- 판 안쪽 (r≤R)뿐 아니라 바깥쪽 (r≥R)에도 유도된다
- 전기장이 변하는 동안에만 존재한다 — 충전이 끝나면 사라진다
- 방향은 오른손 규칙: dE/dt 방향으로 엄지를 향하면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
크기는 매우 작아서 측정이 어렵다. 유도 전기장 은 코일을 여러 번 감아 emf를 증폭할 수 있지만, 유도 자기장에는 그런 증폭 수단이 없기 때문에 실험적으로 훨씬 까다롭다.
암페어-맥스웰 법칙
자기장을 만드는 원인은 이제 두 가지다. 29장의 암페어 법칙(Ampere's law) 은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고 말한다:
∮B⋅ds=μ0ienc
맥스웰 유도 법칙은 변하는 전기다발이 자기장을 만든다고 말한다. 두 식의 좌변이 같으므로 하나로 합칠 수 있다:
∮B⋅ds=μ0ε0dtdΦE+μ0ienc(암페어-맥스웰 법칙)
- 전류만 있고 전기다발 변화가 없으면 (예: 정상 전류가 흐르는 도선) → 암페어 법칙으로 환원
- 전류는 없고 전기다발만 변하면 (예: 축전기 판 사이) → 맥스웰 유도 법칙으로 환원
예제: 축전기 내부의 유도 자기장 (1) — 좌변
반지름 R인 원형 판을 가진 축전기가 충전 중이다. 판 사이, 중심축에서 거리 r≤R인 곳의 자기장 B를 구해 보자.
판 사이에는 실제 전류가 없으므로 (ienc=0):
∮B⋅ds=μ0ε0dtdΦE
중심축과 동심인 반지름 r의 원형 적분 고리를 잡는다. 대칭성에 의해 고리 위의 모든 점에서 B는 고리의 접선 방향이고 크기가 같다. 따라서 B∥ds로 놓으면:
∮B⋅ds=∮Bds=B∮ds=B(2πr)
적분은 그냥 원둘레 2πr이 된다.
예제: 축전기 내부의 유도 자기장 (2) — 우변과 결과
판 사이의 전기장 E는 균일하고 판에 수직하다고 하자. 고리(r≤R)가 둘러싸는 넓이 A=πr2 전체를 전기장이 통과하므로:
ΦE=EA=E(πr2)
넓이는 상수이므로 시간 미분은 E에만 걸린다:
μ0ε0dtdΦE=μ0ε0(πr2)dtdE
좌변과 우변을 같게 놓으면 B(2πr)=μ0ε0πr2dtdE, 즉:
B=2μ0ε0rdtdE(r≤R)
내부에서 B는 r에 비례 하여 커지고, 판 가장자리 r=R에서 최대가 된다.
예제: 축전기 내부의 유도 자기장 (3) — 숫자 대입
r=11.0 mm, dE/dt=1.50×1012 V/(m⋅s)일 때 B를 구하라.
B=21μ0ε0rdtdE=21(4π×10−7)(8.85×10−12)(11.0×10−3)(1.50×1012)
B=9.18×10−8 T
지구 자기장(∼10−5 T)의 천분의 일도 안 되는 크기다. 한편 바깥쪽(r≥R)에서는 전기장이 판 사이에만 있으므로 ΦE=E(πR2)로 고정되어:
B=2rμ0ε0R2dtdE(r≥R)
바깥에서는 1/r로 감소한다.
B(r) 그래프: 도선의 자기장과 똑같은 꼴
29장에서 본, 전류가 고르게 흐르는 도선의 B(r)과 완전히 같은 모양이다. 이 닮은꼴이 다음 절의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32.3 변위 전류
전류처럼 행동하는 양
암페어-맥스웰 법칙의 우변을 다시 보자:
∮B⋅ds=μ0ε0dtdΦE+μ0ienc
ε0dΦE/dt 항은 전류의 차원 을 갖는다. 그래서 이 양을 가상의 전류로 취급하여 변위 전류(displacement current) id라 부른다:
id=ε0dtdΦE
그러면 암페어-맥스웰 법칙은 두 "전류"의 대칭적인 형태가 된다:
∮B⋅ds=μ0id,enc+μ0ienc
이름에 주의: 실제로 아무것도 "변위(이동)"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굳어진 이름일 뿐이다.
증명: 축전기에서 변위 전류 = 실제 전류
충전 중인 축전기에서 판 사이의 변위 전류 id와 도선의 실제 전류 i를 비교해 보자.
25장에서, 판 넓이 A·전하 q인 평행판 축전기 내부의 전기장은 E=q/(ε0A)였다. 이를 q에 대해 풀면:
q=ε0AE
실제 전류는 이 식을 시간에 대해 미분한 것이다:
i=dtdq=ε0AdtdE
한편 판 사이 전기장이 균일하다고 하면 ΦE=EA이므로, 변위 전류는:
id=ε0dtdΦE=ε0dtd(EA)=ε0AdtdE
두 식이 정확히 같다:
id=i
전류의 연속성
실제 전류 i가 왼쪽 판에 도착하면, 판 사이에서는 변위 전류 id=i가 바통을 이어받고, 오른쪽 판에서 다시 실제 전류 i가 흘러 나간다. 회로 전체에서 전류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변위 전류로 자기장 구하기
변위 전류의 진짜 쓸모: 방향과 크기를 실제 전류처럼 취급해서 자기장을 구할 수 있다.
- 방향 : 오른손 규칙을 id에 그대로 적용 (엄지 = id, 손가락 = B)
- 크기 : 판 사이 공간을 "반지름 R짜리 가상의 도선에 전류 id가 고르게 흐른다"고 보면, 29장의 결과를 그대로 쓸 수 있다
B=(2πR2μ0id)r(내부, r≤R)
B=2πrμ0id(외부, r≥R)
앞 절에서 유도한 B=21μ0ε0rdE/dt와 같은 식이다 — id=ε0πR2dE/dt를 대입하면 확인할 수 있다.
예제: 변위 전류로 계산하기
반지름 R인 원형 판 축전기가 전류 i로 충전 중이다. 중심에서 r=R/5인 원형 경로에 대해 (a) ∮B⋅ds와 (b) B를 Bmax로 나타내라.
(a) 변위 전류는 판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으므로, 반지름 R/5 고리가 둘러싸는 몫은 넓이에 비례한다:
id,enc=idπR2π(R/5)2=25id=25i(∵id=i)
∮B⋅ds=μ0id,enc=25μ0i
(b) 내부에서 B∝r이고 최대는 r=R에서이므로:
B(R/5)=(2πR2μ0id)5R=51⋅2πRμ0id=51Bmax
맥스웰 방정식: 전자기학의 네 기둥
지난 11개 장의 전자기학 전체가 다음 네 방정식으로 요약된다.
| 이름 | 방정식 | 의미 |
|---|---|---|
| 가우스 법칙 (전기) | ∮E⋅dA=qenc/ε0 | 전하는 전기장의 원천 |
| 가우스 법칙 (자기) | ∮B⋅dA=0 | 자기 단극자는 없다 |
| 패러데이 법칙 | ∮E⋅ds=−dΦB/dt | 변하는 자기다발 → 전기장 |
| 암페어-맥스웰 법칙 | ∮B⋅ds=μ0ε0dΦE/dt+μ0ienc | 변하는 전기다발·전류 → 자기장 |
(유전체나 자성 물질이 없다고 가정한 형태)
네 방정식의 대칭 구조
맥스웰 방정식이 말해주는 것
-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는 것부터 자동차 시동, 전동기, 발전기, 안테나, 레이더, 전자레인지까지 — 모든 전자기 현상 이 이 네 식 안에 들어 있다
- 21장 이후 배운 수많은 공식들은 전부 이 네 식에서 유도 될 수 있다
- 패러데이 법칙과 암페어-맥스웰 법칙을 결합하면: 변하는 E가 B를 만들고, 그 변하는 B가 다시 E를 만들고… 이 연쇄가 공간을 퍼져 나가는 것이 바로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 빛이다 (33장)
뉴턴 역학에 F=ma가 있다면, 전자기학에는 맥스웰 방정식이 있다.
32.4 자석
인류 최초의 자석: 로드스톤
- 최초로 알려진 자석은 자연적으로 자화된 돌, 로드스톤(lodestone, 자철석) 이다
- 고대 그리스와 중국에서 발견 —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신기한 돌
- 훗날 나침반으로 발전하여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에도 자성의 원리는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왜 어떤 물질은 자석이 되는가? 답은 원자 속 전자의 양자물리에 있다. 그 전에, 우리가 늘 쓰고 있는 가장 큰 자석 — 지구 — 부터 살펴보자.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다
지표 근처에서 지구 자기장은 지구 중심에 놓인 거대한 자기 쌍극자 의 장으로 근사할 수 있다.
지구 쌍극자의 특징, 편각과 복각
- 쌍극자 모멘트의 크기: μ=8.0×1022 J/T
- 쌍극자 축(MM)은 자전축(RR)과 약 11.5∘ 기울어져 있다
- 자기력선은 남반구에서 나와 북반구로 들어간다 → 북반구의 극은 쌍극자의 S극 이다. 그래서 나침반의 N극이 북쪽에 끌린다
임의의 지점에서 자기장의 방향은 두 각도로 나타낸다:
- 편각(field declination) : 지리적 북쪽과 자기장의 수평 성분 사이의 각 (좌우)
- 복각(field inclination) : 수평면과 자기장 방향 사이의 각 (상하)
나침반은 편각을, 수직면에서 도는 복각계(dip meter)는 복각을 잰다.
하늘이 보여주는 지구 자기장: 오로라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 입자들이 지구 자기력선을 따라 나선 운동하며 극지방 대기로 쏟아져 들어와 공기 분자를 들뜨게 하면 오로라(aurora) 가 빛난다. 오로라가 극지방에서 보이는 것 자체가, 자기력선이 극 근처에서 대기로 들어간다는 증거다.
지구 자기장은 변한다
- 실제 관측되는 장은 이상적인 쌍극자 장과 조금씩 다르다. 자기장이 지면에 수직이 되는 지점(dip north pole)은 지자기 북극과 다른 곳(캐나다 북극권)에 있고, 계속 이동 중이다
- 런던의 나침반 방향은 1580년과 1820년 사이에 35∘나 바뀌었다
- 대서양 중앙 해령에서 굳은 용암은 굳던 순간의 지구 자기장 방향을 기록한다. 이 기록에 따르면 지구 자기장은 약 백만 년마다 남북이 뒤집혔다 (지자기 역전)
- 지구 자기장을 만드는 메커니즘(외핵의 유체 운동)은 아직도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32.5 자성과 전자
자성의 기원은 전자다
로드스톤부터 냉장고 자석까지, 물질의 자성은 그 속의 전자 에서 나온다. 전자가 자기장을 만드는 방식은 세 가지다:
- 전류로서 : 전자가 도선을 따라 흐르면 전류가 되어 자기장을 만든다 (29장)
- 스핀 자기 모멘트 : 전자는 태어날 때부터 스핀(spin) 이라는 고유 각운동량과 그에 딸린 자기 모멘트를 갖는다
- 궤도 자기 모멘트 : 원자 안의 전자는 궤도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 과 그에 딸린 자기 모멘트를 갖는다
2, 3번의 완전한 설명에는 양자물리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결과의 핵심만 정리한다.
스핀 자기 쌍극자 모멘트
전자는 고유 각운동량 스핀 S를 가지며, 여기에 스핀 자기 쌍극자 모멘트(spin magnetic dipole moment) μs가 결부되어 있다:
μs=−meS
- e=1.60×10−19 C (기본 전하), m=9.11×10−31 kg (전자 질량)
- 음의 부호: 전자의 전하가 음이므로 μs와 S는 반대 방향
- "고유(intrinsic)"라는 말: 질량이나 전하처럼 전자가 원래부터 갖고 있는 성질이다
전자가 실제로 팽이처럼 도는 것은 아니다 — 고전적으로는 그릴 수 없는, 순수한 양자적 성질이다.
스핀은 양자화되어 있다
스핀 S는 벡터 자체를 측정할 수 없고, 한 축(관례상 z축) 성분만 측정할 수 있다. 그 값은 단 두 가지뿐이다:
Sz=ms2πh,ms=±21
- h=6.63×10−34 J⋅s: 플랑크 상수(Planck constant) — 양자물리의 기본 상수
- ms: 스핀 자기 양자수(spin magnetic quantum number)
- ms=+21이면 스핀 업(spin up), −21이면 스핀 다운(spin down)
측정값이 연속이 아니라 띄엄띄엄한 값만 허용되는 것 — 이것이 양자화(quantization) 이다.
보어 마그네톤
μs=−(e/m)S의 z 성분을 쓰면 μs,z=−(e/m)Sz이고, Sz=±h/4π를 대입하면:
μs,z=±4πmeh
이 조합은 원자 자기 모멘트의 자연스러운 단위가 되며, 보어 마그네톤(Bohr magneton) 이라 부른다:
μB=4πmeh=9.27×10−24 J/T
따라서 전자의 스핀 자기 모멘트의 측정 가능한 z 성분은 정확히 1μB 크기다:
μs,z=±μB
(양자전기역학에 따르면 실제로는 1μB보다 아주 조금 크지만, 이 차이는 무시한다.)
자기장 속 스핀의 에너지
외부 자기장 Bext 속에 놓인 전자는 스핀 모멘트의 방향 에 따라 에너지가 달라진다 (28장의 쌍극자 에너지와 같은 식):
U=−μs⋅Bext=−μs,zBext
(z축은 Bext 방향으로 잡았다.)
- μs,z가 장과 나란하면(+μB): U=−μBBext → 낮은 에너지
- 반대 방향이면(−μB): U=+μBBext → 높은 에너지
- 두 상태의 에너지 차:
ΔU=2μBBext
이 에너지 차가 MRI의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양성자 스핀에 같은 물리가 적용된다).
궤도 자기 쌍극자 모멘트
원자 안의 전자는 궤도 각운동량 Lorb도 갖는다. 여기에 결부된 궤도 자기 쌍극자 모멘트(orbital magnetic dipole moment) 는:
μorb=−2meLorb
스핀 공식과 비교하면 분모에 2가 더 있다. 역시 음의 부호 — 두 벡터는 반대 방향이다.
궤도 각운동량도 양자화되어 있다
궤도 각운동량 역시 z 성분만 측정 가능하고, 그 값은:
Lorb,z=mℓ2πh,mℓ=0,±1,±2,…,±(한계값)
mℓ은 궤도 자기 양자수(orbital magnetic quantum number) 이다. 이를 μorb,z=−(e/2m)Lorb,z에 대입하면:
μorb,z=−mℓ4πmeh=−mℓμB
궤도 자기 모멘트도 보어 마그네톤의 정수배 로만 존재한다. 외부 자기장 속에서의 에너지는 스핀과 같은 꼴이다:
U=−μorb⋅Bext=−μorb,zBext
고리 모형 (1): 궤도 전자는 전류 고리다
μorb=−(e/2m)Lorb는 고전적인 "고리 모형"으로도 유도할 수 있다. 전자가 반지름 r인 원 위를 속력 v로 돈다고 하자.
전자의 회전은 전류와 같다. 전자가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주기)은 T=2πr/v이므로, 한 점을 지나는 전하의 비율, 즉 전류는:
i=시간전하=2πr/ve=2πrev
28장에서 전류 고리의 자기 모멘트는 μ=iA (N=1)였다. 고리의 넓이 A=πr2를 대입하면:
μorb=iA=2πrevπr2=2evr
고리 모형 (2): 각운동량과 결합
같은 전자의 궤도 각운동량은 ℓ=m(r×v)에서, r⊥v이므로:
Lorb=mvrsin90∘=mvr
두 결과의 비를 취하면 vr이 약분된다:
Lorbμorb=mvrevr/2=2me
전자의 전하가 음이므로 두 벡터의 방향은 반대다. 이를 벡터식으로 쓰면:
μorb=−2meLorb
양자물리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단, 실제 원자 내부 전자에 이 고전적 유도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 같은 논리로 유도한 다른 결과들은 실험과 어긋난다.)
자성 물질의 세 종류
원자 하나의 알짜 자기 모멘트는 전자들의 스핀·궤도 모멘트의 벡터 합 이다. 이 모멘트들이 물질 전체에서 어떻게 조직되는가에 따라 세 종류의 자성이 나타난다.
32.6 반자성
반자성: 모든 물질의 기본 반응
반자성(diamagnetism) 은 모든 물질이 보이는 효과지만 매우 약해서, 다른 자성이 있으면 묻혀 버린다. 반자성 물질(diamagnetic material)은 원자에 알짜 자기 모멘트가 없는 물질이다.
외부 자기장 Bext를 걸면 (특히 장이 커지는 동안):
- 각 전자의 궤도 운동이 패러데이 법칙에 따라 변한다 — 30장의 렌츠 법칙처럼,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 그 결과 Bext와 반대 방향 의 약한 자기 모멘트가 유도된다
- 장을 없애면 유도 모멘트도 사라진다
비균일한 장에서는 강한 장 영역에서 약한 장 영역으로 밀려난다.
개구리도 자석 위에 뜬다
물, 유기물, 그리고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반자성이다.
- 강력한 수직 솔레노이드의 위쪽 끝, 장이 퍼져 나가는(발산하는) 영역에 살아 있는 개구리를 놓으면 — 개구리의 모든 원자가 강한 장에서 위쪽으로 밀려나 공중에 뜬다 (1997년 실험, 2000년 이그노벨상)
- 개구리는 아프지 않다: 모든 원자가 똑같이 밀리므로, 물에 뜬 것과 비슷한 "무중력" 상태다
- 충분히 큰 자석이 있다면 사람도 띄울 수 있다
반자성은 약하지만, ∼16 T급 자기장이면 중력을 이길 수 있다.
32.7 상자성
상자성: 영구 모멘트가 장에 정렬한다
상자성(paramagnetism) 물질에서는 각 원자의 스핀·궤도 모멘트가 완전히 상쇄되지 않아, 원자마다 영구적인 자기 모멘트 μ가 남는다 (전이 원소, 희토류 원소 등).
- 외부 자기장이 없으면: 모멘트들이 무작위 방향 → 알짜 자화 없음
- Bext를 걸면: 모멘트들이 장 방향으로 부분적으로 정렬 → 장과 같은 방향의 알짜 모멘트
- 장을 없애면 정렬도 사라진다
- 비균일한 장에서는 강한 장 쪽으로 끌려간다 (액체 산소가 자석 극 사이에 매달리는 이유)
정렬을 방해하는 적은 열운동 이다. 원자들의 무작위 충돌이 끊임없이 정렬을 흐트러뜨린다.
자화: 정렬의 정도를 재는 양
시료가 얼마나 자화되었는지는 단위 부피당 자기 모멘트, 즉 자화(magnetization) M으로 잰다:
M=V측정된 자기 모멘트[A/m]
원자 N개(각각 모멘트 μ)가 부피 V 안에서 완전히 정렬 하면 최대 자화가 된다. 이를 포화(saturation) 라 한다:
Mmax=VNμ
실제로는 열운동 때문에 보통 M≪Mmax이다. 그럼 M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퀴리 법칙
1895년 피에르 퀴리(Pierre Curie)가 실험으로 발견했다. 상자성체의 자화는 외부 자기장에 비례하고 절대 온도에 반비례한다:
M=CTBext(퀴리 법칙)
C는 물질마다 다른 퀴리 상수(Curie constant) 이다. 직관적으로:
- Bext↑ → 정렬시키는 힘이 커져 M↑
- T↑ → 열운동이 정렬을 흐트러뜨려 M↓
퀴리 법칙은 Bext/T가 작을 때만 유효한 근사다 — 포화 근처는 양자 이론이 필요하다.
예제: 열운동 vs 자기 정렬
실온(T=300 K)의 상자성 기체가 Bext=1.5 T의 균일한 자기장 속에 있다. 원자의 자기 모멘트는 μ=1.0μB다. 원자의 평균 병진 운동 에너지 K와, 모멘트가 평행 ↔ 반평행으로 뒤집히는 데 필요한 에너지 ΔUB를 비교하라.
19장의 결과로 평균 운동 에너지는:
K=23kT=23(1.38×10−23)(300)=6.2×10−21 J
평행(U=−μB)과 반평행(U=+μB)의 에너지 차는:
ΔUB=2μBext=2(9.27×10−24)(1.5)=2.8×10−23 J
ΔUBK≈220
이웃 원자와 한 번 충돌하는 것만으로 정렬이 뒤집히고도 남는다. 그래서 실온의 상자성은 미미한 부분 정렬 에 그친다.
32.8 강자성
강자성: 양자역학이 만드는 강한 정렬
철, 코발트, 니켈, 가돌리늄, 디스프로슘과 그 합금은 강자성(ferromagnetism) 을 보인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석"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 원인은 교환 결합(exchange coupling) : 이웃 원자의 전자 스핀들이 양자역학적 효과로 서로 같은 방향으로 정렬 한다
- 열운동의 무작위화를 이기는 강한 정렬 — 그래서 영구적인 자성이 가능하다
- 고전 물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웃 쌍극자끼리의 단순한 자기 상호작용은 너무 약하다
단, 온도를 퀴리 온도(Curie temperature) 이상으로 올리면 교환 결합이 무력해져 보통의 상자성체가 된다. 철의 퀴리 온도는 1043 K(770∘C)이다.
로울랜드 링: 강자성 측정
강자성체의 자화는 로울랜드 링(Rowland ring) 으로 잰다: 철심 토로이드에 1차 코일 P를 감고 전류 iP를 흘린다.
철심이 없을 때 코일 안의 자기장은 (29장 솔레노이드 공식):
B0=μ0iPn
철심이 있으면 실제 자기장 B는 이보다 훨씬 크다. 철심의 정렬된 쌍극자들이 보태는 몫 BM을 더해:
B=B0+BM
BM은 철의 자화 M에 비례한다. 놀라운 사실: B0≈10−3 T의 약한 장만 걸어도 정렬이 포화의 약 70%에 도달한다 — 교환 결합의 위력이다.
자구: 왜 모든 쇠가 자석이 아닐까?
교환 결합이 그렇게 강하다면, 왜 못이나 클립은 저절로 강한 자석이 아닐까?
답: 결정은 자구(magnetic domain) 라 부르는 작은 구역들로 나뉘어 있다. 각 자구 안에서는 정렬이 완벽하지만, 자구들의 방향이 제각각이어서 밖에서 보면 상쇄된다.
이력 곡선: 자석의 "기억"
외부 자기장 B0를 키웠다 줄였다 반복하면, 자화 곡선은 왔던 길을 되밟지 않는다. 이 현상이 이력(hysteresis), 그 닫힌 곡선이 이력 곡선(hysteresis loop) 이다.
잔류 자화가 만드는 것들
이력의 원인: 자구 경계의 이동과 회전이 완전히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장을 없애도 물질에는 정렬의 "기억"이 남는다 (점 c, e의 잔류 자화).
- 영구 자석 : 강한 장으로 포화시킨 뒤 장을 꺼도 자화가 남는다
- 자기 기록 : 하드디스크, 자기 카드 — 국소적인 잔류 자화의 패턴으로 정보를 저장한다
- 로드스톤의 기원 : 번개가 땅속으로 강한 전류를 흘리면 그 순간의 강한 자기장이 주변 암석의 강자성 광물을 자화시킨다. 풍화로 드러난 조각이 로드스톤이다
- 비균일한 장에서 강자성체는 강한 장 쪽으로 강하게 끌린다 — 냉장고에 자석이 붙는 이유
Review & Summary (1) — 맥스웰 방정식
| 이름 | 방정식 | 역할 |
|---|---|---|
| 가우스 법칙 (전기) | ∮E⋅dA=qenc/ε0 | 전하 → E |
| 가우스 법칙 (자기) | ∮B⋅dA=0 | 단극자 없음, ΦB=0 |
| 패러데이 법칙 | ∮E⋅ds=−dΦB/dt | dΦB/dt → E |
| 암페어-맥스웰 법칙 | ∮B⋅ds=μ0ε0dΦE/dt+μ0ienc | dΦE/dt, i → B |
기억할 것:
- 변위 전류 id=ε0dΦE/dt — 충전 중인 축전기 안에서 id=i (전류의 연속성)
- 축전기 내부 B=(μ0id/2πR2)r, 외부 B=μ0id/2πr — 도선의 B(r)과 같은 꼴
- 맥스웰 유도 법칙에는 패러데이 법칙과 달리 음의 부호가 없다
Review & Summary (2) — 물질의 자성
| 개념 | 공식 / 값 |
|---|---|
| 보어 마그네톤 | μB=eh/4πm=9.27×10−24 J/T |
| 스핀 모멘트 | μs=−(e/m)S, μs,z=±μB |
| 궤도 모멘트 | μorb=−(e/2m)Lorb, μorb,z=−mℓμB |
| 배향 에너지 | U=−μ⋅Bext |
| 자화·포화 | M=μ총/V, Mmax=Nμ/V |
| 퀴리 법칙 | M=CBext/T |
세 가지 자성:
- 반자성 : 유도된 반대 방향 모멘트, 강한 장에서 밀려남 (모든 물질, 매우 약함)
- 상자성 : 영구 모멘트의 부분 정렬, 강한 장으로 끌림, 열운동과 경쟁 (M=CBext/T)
- 강자성 : 교환 결합 + 자구 → 강한 정렬, 잔류 자화(이력), 퀴리 온도 위에서는 상자성으로